▲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영어 사회를 맡게 된 오라티오(ORATIO) 공동대표 나승연 동문 우아현 기자 wah97@ewhain.net

  2018년 2월25일, 대한민국을 하나된 열정으로 가득 채운 평창 동계올림픽(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지 약 6년 반 만이다.

  당시 평창 유치를 위한 호소력 있는 프레젠테이션(PT)으로 ‘더반의 여신(女神)’이라 불리며 온 국민들의 환호와 함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나승연(불문·95년졸) 전(前) 평창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은 평창올림픽 폐막식 영어 사회까지 맡으며 이번 올림픽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 본지는 그의 폐막식 영어 사회 소식을 듣고 2월2일 서울 한남동 오라티오(Oratio) 사무실에서 나씨를 만났다.

  “아직 완전히 실감 나진 않아요. 마지막 한 마디를 하면서 아쉬움에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모든 것이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감도 들 것 같아요. 모든 것이 잘 마무리된다면 감사함이 가장 크겠죠.”

  영어 관련 컨설팅 등 교육 관련 자문 및 평가 회사인 오라티오를 운영하는 그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대변인 자리를 제안받았으나 이를 마다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유치 성공 후에도 그가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총회 후 영어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돼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다양한 곳에서 초청을 받아 평창과 관련된 경험뿐 아니라 글로벌 소통법,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법 등에 대한 강연을 했어요.”

  그렇게 순탄히 굴러갈 줄 알았던 평창올림픽행 열차는 시간이 갈수록 느려졌다. 나씨는 평창에서 올림픽 유치가 가능했던 가장 큰 힘인 ‘국민들의 열정’이 눈에 띄게 식어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강연을 나갈 때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점점 관심을 갖지 않는 게 느껴졌고, 심지어 ‘골칫덩어리를 왜 유치했냐’, ‘세금낭비 아니냐’라는 이야기까지 들어봤어요.”

  그러나 나씨는 올림픽이 가진 힘을 믿는다. 그는 올림픽이 진행되는 2주가 전부가 아니라며 장기적인 결과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올림픽의 영향은 대회 기간뿐 아니라 그 후에도 지속된다는 것이다. “분명히 올림픽이 다 끝난 후에도 갈수록 결과가 있어요. 100%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투자했기 때문에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의 종목이 더 떠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감을 느끼고 감동을 받기도 하고요.”

  이런 그가 가장 처음 스포츠 정신을 체험한 곳은 이화였다.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수영이었지만 이를 통해 건강한 경쟁을 배웠다고 얘기한다. “운동을 할 때 결과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건강한 경쟁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이게 바로 운동의 매력이구나’를 느꼈어요.”

  그는 이화에서 스포츠뿐만 아니라 한국여성의 힘을 배웠다. 그중에서도 특히 본교생들의 집중력과 끈기는 그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됐다. “외국에서는 보지 못한, 서로 경쟁하며 잘하려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어요. 동시에 ‘살아남으려면 나도 열심히 해야겠구나’란 생각이 제 학창시절을 이끌었죠. 사회에 나가서도 이러한 이화인들의 이미지는 이어지는 것 같아요.”

  사회에 나가면 더 많은 이화인들을 만난다고 말하는 나씨는 새로 들어오는 후배들에게 ‘이화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전 세계 어딜 가든 이화 동문들이 있다고 강조하며 그들이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하고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세계로 뻗어나갈 후배들이 ‘이화’라는 베이스를 잘 활용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가 아닌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그는 계속해서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열정으로 가득 차있었다. 나씨는 자신이 사람들의 기억에 ‘커넥터(connector)’로 남고 싶다고 한다. “‘소통’이라는 하나의 도구를 이용해 서로 다른 사람, 기업, 나라가 만났을 때 상황이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연결점’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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