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2시30분 쯤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본교에서도 많은 학생이 지진을 느끼고 불안해했다. 총무팀은 지진 발생 10분 후 본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게재했다. 게재된 행동요령은 국민안전처가 제공한 것으로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해라’, ‘건물 밖으로 나갈 때는 계단을 이용해라’ 등 기본적인 대피요령이었다.

  한국이 지진 안전지대인가에 대한 의문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는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 약 196건 발생했다. 이 중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규모 3.5 이상인 지진은 7건 이상 일어났다. 빈도도 증가하고 있어 전문가들은 지진 대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9월 발생한 경주 지진 이후, 학교 측은 지진 대피요령을 빠르게 올리는 등 변화를 꾀했다. 올해 실시한 대피교육과 실험실 안전교육에도 전에 없던 지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 내용은 보편적인 것이어서 이론에 그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이론으로 배운 것을 떠올리며 그대로 행동할 수 있는 학생은 몇이나 될까. 이제는 조금 더 실질적인 효과를 끌어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실질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행동하는 ‘대피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통해 학생들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맞춤 지진대피 매뉴얼 역시 필요하다. 교내 건물은 각각 다양한 특성이 있다. 종합과학관에는 실험실이 있고 중앙도서관에는 많은 책이 있다. 기숙사에는 많은 학생이 거주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각 건물에서 특정 상황에 처해있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할지 자세히 명시돼야 한다. 건물별 안전한 대피 장소도 표시돼야 한다. 학교 건물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학생들에게 줘야 한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본교도 지진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내진설계를 보강하는 것이 학생들이 가장 안심할 해결책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처 방법 등 안전 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 어떤 것이 실질적이고 빠른 효과를 가져올지 생각해야 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