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액 100만 원, 팻말 제작에 사용

▲ ‘이화여자대학교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기획단)’이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세우기 프로젝트’를 홍보하고 있다. 제공=기획단

  김활란 동상 철거를 위해 1000명의 학생이 서명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기획단)’ 주최로 7개월간 진행된 서명운동은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세우기 프로젝트(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됐다.

  기획단은 3월부터 매주 1~2회 정기 모금활동을 했으며 11일 목표했던 1000명 모집을 완료했다. 1000명의 학생들은 서명과 함께 1000원씩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백만 원은 김활란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팻말 제작 등에 사용된다.

  기획단은 서명만으로는 학교의 행동을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판단해 교내에 팻말을 세우기로 했다. 학교가 서명을 전달했을 때 무반응으로 대응하면 이후 행동을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팻말에는 김활란의 친일행적을 알리는 내용과 ‘이화는 친일파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와 같은 문구를 넣을 예정이다. 김활란의 친일행적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자문도 받고 있다. 외국인들도 읽을 수 있게 팻말의 내용을 영어로 작성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팻말이 설치될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획단 정어진(사교·16) 단장은 김활란 동상 주변으로 예상하고 있다. 팻말의 크기, 디자인이나 세부 내용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제작 중이다.

  학생들이 모금한 돈으로 팻말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정 단장은 “학생들이 그의 친일행적에 거부 의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림과 동시에 1000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동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기획단은 28일 ‘굿바이 활란’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에서는 자유발언 시간을 만들어 학생들이 김활란 동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다양한 교내 동아리들을 섭외해 공연도 한다.

  기획단은 10월13일 열릴 제막식도 준비 중이다. 제막식은 단순히 팻말만 세우는 게 아니라 기자회견도 마련해 김활란 동상 철거를 원하는 의지를 외부에도 나타내고자 한다. 정 단장은 다른 대학가에 있는 친일파 동상들도 함께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했다.

  정 단장이 직접 기획한 프로젝트는 재학생 7명이 함께하고 있다. 기획단은 작년 2월 정 단장이 학내 커뮤니티에 올린 홍보물을 보고 모였다. 이들은 모두 친일 인사인 김활란 동상이 교정에 버젓이 있다는 점을 문제라고 여겨 동참했다. 기획단의 목표는 동상 철거다.

  김활란은 본교 제7대 총장(1939~1961)이다. 기획단에서 만든 자료에 따르면 김활란은 일본군 징병을 독려하는 발언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 반면 문과라는 명칭을 인문과학부로 변경하는 등 학과를 체계화하고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재단을 설립해 장학금을 모금하는 등의 업적도 있다. 김활란은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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