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영화에서 이화여대 학생에 대해 폭력적인 묘사를 한 장면이 논란 됐다. 다행히도 그 장면을 사전에 발견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해당 장면은 삭제됐다. 이대를 바라보는 미디어의 시각이 과거나 지금이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사실 본교에 대한 한국 사회의 혐오가 문제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1920년대 ‘모던걸’부터 2000년대의 ‘된장녀’까지. 여성에 대한 혐오단어가 변하며 본교 학생들에게 씌워지는 프레임 역시 변하고 있다. 그러나 그 프레임은 늘 부정적이다.

  학교는 이 프레임에 대해 그동안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다. 2011년 고소한 선례가 있긴 하지만 학교는 악성 게시물에 온건하게 대처해온 편이었다. 유야무야 넘어가다보니 악성 게시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손 댈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런 일들에 말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행동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 이대의 이미지는 이런 식으로 쓰이면 안 된다고 확실하게 못 박아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학교 측의 대처는 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이 바라던 바였다.

  이번 사태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교생들을 상품화시키고 깎아내리려는 시도는 계속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는 학교 측도 관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 법적 조치가 아무리 무용지물이라고 하더라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 엄격한 대처로 이대생에 대한 혐오를 근절시켜야한다. 김혜숙 총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학생인권센터’가 기대되는 이유다.

  물론 고소된 악성 게시물이 확실하게 처벌받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홍보팀은 ‘악플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7월19일 5개의 악성 게시물을 고소했지만 8월8일 결국 기소 중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기소 중지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슬퍼할 일은 아니다. 이번 인터뷰에서 홍보팀은 학교 이미지와 관련된 글 및 댓글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학생들이 악성 게시물로 인해 얼마나 상처받고 있었는지 깨달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악플과의 전쟁은 패전이 아니다.

  이화여대는 한국 남자들이 바라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를 투영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학문을 위해 들어온 학생들의 공부하는 공간이다. 이대생은 세상에 보이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주체다. 여대생이 아닌 대학생으로 보는, 당연하지만 우리에겐 당연하지 않은 사회분위기가 정착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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