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약 40명 참석… 최 총장 "1600명 경찰병력 투입 요청한 적 없다" 강조

  8월24일 오후3시~5시30분 ECC 이삼봉홀에서 ‘총장과의 열린 대화 첫마당: 학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이 개최됐다. 대화에는 최경희 총장을 비롯해 박선기 기획처장, 정현미 학생처장, 조미숙 총무처장을 포함한 처장단 3명, 재학생과 졸업생 약 40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화 자리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가 한 달 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목적으로 마련했다. 처음에는 교수와 교직원 약 25명 정도가 대화 장소에 있었으나 대화 시작 후 학생들이 선뜻 질문을 못하자 최 총장이 “교직원분들이 너무 많아서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교직원들을 내보냈다. 학생 약 40명과 최 총장을 비롯한 3명의 처장만 남자 이삼봉홀은 빈자리로 가득했다.

  행사는 학생들이 본교에서 일어난 일들과 관련한 의문을 질문하고, 총장의 답변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경찰 1600명이 학내에 진입한 이유 ▲경찰의 학생 소환 명령에 대한 대처방안 ▲앞으로의 소통 계획 ▲학교사업의 결정권한 ▲해외캠퍼스 등에 대해 물었다.

  첫 질문은 경찰 1600명이 학내에 진입한 이유였다. 이 질문에 최 총장은 “경찰 병력 1600명 투입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학내에 투입된 경찰의 수가 1600명이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당시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위급하다고 판단해 그들을 구출할 생각밖에 없었다”고 “지금은 그 당시에 본관에 들어가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경찰 소환을 당한 학생들에 대한 구체적 대처들도 물었다. 최 총장은 “학교 내의 규정으로 책임을 묻지 않고, 함께 화합하여 안고 나가자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학생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내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노력하고, 본관 내부에 남아 계시던 교직원분들도 설득해 학생들에게 처벌이 없도록 약속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대화 중 한 학생은 학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소통을 위해 정보제공, 의견수렴 커뮤니티 개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학생은 “이번 사건에서 학교와 학생 양측이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해 소통이 힘들었다”며 “앞으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소통이 잘 될지 의문이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앞으로는 소통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 총장은 학교와 학생이 의사 소통할 수 있도록 방식을 바꿔 사태가 진정된 후 학생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학생과 관련이 있는 안건들을 바로 학생에게 알려 양측이 숙고해 함께 이야기를 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차차 이런 포럼을 확대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퇴에 대해서는 최 총장은 “학생들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저는 학생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지금 당장 사퇴를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마지막으로 “지금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함께 해결하며 건강한 조직을 만들면 좋겠다”며 “앞으로 이런 모임을 더 많이 만들어 학생들의 생각을 듣고, SNS 등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을 통해서 소통하도록 노력할 것이니 학교를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대화를 끝마쳤다.

  한편, 이삼봉홀 밖에서는 약 10명의 학생들이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피켓시위는 본관에서 온 학생과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두 그룹이 있었다. 피켓시위를 하던 노동자연대 소속 학생 중 3명이 대화 시작 30분 후 이삼봉홀 내부로 들어가려하자 교직원이 제지해 충돌이 있기도 했다. 내부로 들어온 그들은 “대화했다는 모양새만 내고 변명만 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진정한 사과는 사퇴다”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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