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이화, 이화인의 추억을 담다
내 손 안의 이화, 이화인의 추억을 담다
  • 전샘 기자
  • 승인 2016.0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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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의 밑그림을 그린 김주희씨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t

오색빛깔로 학교를 수놓을 수 있다면 어떨까. 컬러링북이 이화를 담았다. 바로 김주희(국어교육·14년졸)씨가 밑그림을 그린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의 이야기다. 손바닥 크기의 작은 책 안에 이화를 담은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17일 오후5시30분 ECC B215호에서 김씨를 만났다.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은 본교의 전통이 담긴 본관과 대강당, 이화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ECC 등의 본교 건물 뿐 아니라 이화의 교훈, 교표 등 30개의 각종 소품들을 컬러링 그림으로 담았다. 


평소에도 그는 서점의 컬러링북 가판대에 한참을 머무를 만큼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평소 낙서에 가까운 그림을 즐겨 그렸다. 오랜 시간 컬러링북을 접하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칠하고 싶은 그림을 직접 그려야겠다’는 마음이 솟아났다. “처음에는 교내 게시판에 한국 소품에 관련된 밑그림을 올렸어요. 예상치 못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그 중 이화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그 댓글을 보는 순간 이화의 밑그림들이 사진처럼 떠오르기 시작했죠. 그게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의 시작이었어요.”


그가 본격적으로 컬러링북을 출판하게 된 건 본교 출판문화원의 연락을 받은 이후였다. 김씨가 교내 게시판에 올린 이화의 밑그림을 보고 출판문화원에서 먼저 연락을 한 것이다. “원래 한국 전통 소품들로 컬러링북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출판문화원에서 연락을 주셔서 작업하게 됐어요. 그 때의 느낌은 딱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죠.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제일 컸어요.”


컬러링북을 ‘힐링’이라고 정의할 만큼 컬러링북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는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을 제작할 때 큰 부담감을 가졌다. “아무래도 전공자가 아니다보니 학교를 제대로 묘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죠. 특히 건물들의 표면, 벽돌의 질감을 살리는데 신경을 썼어요. 그만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김씨의 책은 인터뷰 전날인 16일 발간됐다. 김씨는 출판을 위해 작업을 하면서도 출판 사실을 극소수의 지인들에게만 알릴 정도로 긴장했다. 미리 컬러링 북을 받아봤을 때 기쁘고 후련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는 그는 인터뷰 당일에서야 본교 ECC 내 교보문고에서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이 판매되는 걸 봤다고 한다. “오늘 인터뷰를 하러 오면서 교보문고에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 가판대가 있는 걸 발견했어요. 순간 감격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그가 그린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은 이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제가 이화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그 당시가 한창 입시결과와 학교 홍보에 관련된 말이 많았던 때였어요. 학교를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내가 그린 이화 컬러링북을 컬러링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보게 된다면 학교 홍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었죠.


오랜 시간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 작업에 몰두하면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다. 컬러링북이 그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준 것이다. “컬러링북 제작을 대부분 집이나 집 앞 카페에서 했어요. 카페에 하도 많이 가고 오래 있다 보니 나중에는 점원이 저를 먼저 알아봤어요. 컬러링 북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단골가게가 생기고, 새로운 관계가 생긴 셈이죠. 지금도 가끔 그 가게에 가면 오랜만이라고 반갑게 인사를 해주세요.”


「Memory of EWHA 이화컬러링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밑그림을 묻는 질문에 그는 수줍은 미소를 띄며 교육관을 꼽았다. “아무래도 제가 4년을 지냈던 교육관이 가장 애착이 가요.” 


그가 교육관 밑그림을 보며 학창시절을 떠올리듯, 그는 컬러링북을 펼치는 이화의 동문들도 그러길 바란다. “저는 이화를 졸업했지만, 그림과 건물을 보면서, ‘아 여기선 이런 일이 있었지’ 하는 추억을 떠올려요. 제 컬러링북은 재학생에게는 색이 뚜렷한 컬러링이 되겠고, 아직 이화를 모르는 중고등학생들에게는 꿈을 채워 넣을 수 있는 책이 되겠죠.” 


컬러링북 출판을 소망했던 그의 꿈이 현실이 됐다. 기쁨과 함께 아쉬운 점도 많다는 그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2의 이화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출간된 이화 컬러링북은 이화의 건물 위주지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건물들 말고 학생들의 생활에 초점을 맞춰서 컬러링북을 만들고 싶어요.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과 같은 모습을요.”


어린 시절의 색칠놀이가 어른들의 놀이 ‘컬러링북’으로 재탄생했다. 그녀는 이 컬러링북이 많은 사람에게 ‘이화’를 마음에 새길 수 있는 매개가 되기를 소원했다. “이화를 이미 마음에 담고 있는 사람과, 앞으로 이화를 담을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는 책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