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작, 작은 도움에서 시작된 큰 봉사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봉사를 통해 희망의 빛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2015년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회장상’을 수상한 이지희(체육·11)씨와 이정은(보건관리·13)씨다. 이들은 각각 여러 분야의 봉사활동에 꾸준히 참여한 점과 12박13일간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점을 인정받았다.

▲ 이화봉사단의 캄보디아 교육봉사단의 팀장으로 활동한 이지희씨. 이명진 기자 myungjinlee@ewhain.net

 

 

 

 

 

 

 

 

 

 

 

 

 

▲ 수험생, 재일교포 그리고 소년원 학생들에게 교육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정은씨. 이승연 기자 hilee96@ewhain.net

 

 

 

 

 

 

 

 

 

 

 

 

 

  이지희씨는 작년 겨울 이화봉사단의 캄보디아 교육봉사단의 팀장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시에 위치한 ‘이화사회복지센터’에서 이뤄진 12박13일간의 교육 봉사를 기획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이정은씨는 학생처 사회봉사팀에서 주관한 ‘사회봉사 실천리더’의 팀장으로 작년 한 해 동안 고등학생 멘토링, 서대문 지역 홀몸노인 반찬 나눔 봉사, 이화봉사단 해외교육봉사 등에 참여했다. 23일 오후3시30분 ECC B215호에서 이정은씨를, 24일 오후2시30분 본교 카페 Lounge O에서 이지희씨를 만나 봉사의 참 의미를 돌아봤다.

  두 사람은 입을 모아 ‘봉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건넨 마음보다 더 큰 마음을 받았기 때문이다. “‘봉사’라고 하면 거창하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인 것 같아 선뜻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주어진 시간과 여건 안에서 남을 위해, 어쩌면 나를 위해 기분 좋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남보다 내가 행복해지는 기분이었죠.”(이정은)

  캄보디아로 교육봉사를 다녀온 이지희씨는 봉사를 통해 깨달은 점을 전했다. “일방적으로 베푸는 게 아니라 봉사를 통해 저 역시도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 점이 봉사를 계속하는 이유이자 의미인 것 같아요.”(이지희)

  이지희씨에게 해외 봉사는 대학 입학 전부터 꿈꿔온 일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바쁜 대학생활에 치여 잊고 있다 4학년이 돼서야 해외봉사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해외 봉사를 나갈 기회와 시간이 없을 것 같아 해외봉사를 알아보고 있었어요. 이화봉사단 지원 당시 캄보디아에 지원했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이정은씨는 봉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이씨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재일교포 그리고 소년원 학생들에게 교육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생이 겪은 경험을 학생들에게 나누는 활동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이씨가 대학 입시에서 삼수를 한 것이 교육봉사에 흥미를 가지게 된 계기다. “남들보다 수험생활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입학 후 공부했던 경험을 다른 수험생과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교육 멘토링을 시작했고 다른 봉사에도 호기심이 생겨 다양한 봉사를 하게 됐죠.”

  이정은씨가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봉사 할 수 있었던 것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봉사였기 때문이다. “혼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활동을 하니 봉사라기 보단 동아리 활동처럼 느껴졌어요. 또한 많은 친구들과 한 학기나 1년을 기준으로 장기 계획 하에 활동을 하다 보니 친구들 간에 친밀감도 생겼어요. 그 친밀감이 꾸준한 활동의 원동력이었죠.”

  이지희씨의 경우, 해외봉사는 교내봉사와는 조금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언어의 장벽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준비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한국어 교안을 완성하고 이를 영어로 번역해요. 그 다음엔 영어로 번역한 교안을 모두 숙지한 후 수업을 진행해야 했죠.”

  어려웠던 것은 언어만이 아니었다. 봉사기간 둘째 주부터 단원들이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물갈이로 인한 장염과 고열이었다. 병원에 간 단원들은 입원을 해야 했고, 결국 6일차에는 13명의 단원만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수업의 총 진행을 분담한 부 리더마저 입원하게 되자 이씨는 혼자 1, 2층을 오가며 두 반을 관리해야 했다. “나머지 단원들 중에도 아프지만 말 못하고 혼자 앓는 단원이 있어 수업 중간 중간 단원들을 센터 보건소에 보내 쉬도록 했어요. 정말 건강한 단원 몇몇만이 아픈 단원들의 빈자리가 아이들에게 느껴지지 않도록 더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했죠. 점심시간쯤에는 저마저 약간의 두통이 있었는데, 여기서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약과 정신력으로 버텼어요.”

  재미난 일화도 있었다. 수업의 일환인 가방꾸미기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를 배우던 아이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를 접한 후 생긴 일이다. “단어가 생각이 안 나는지 ‘reply’가 한국어로 뭐냐고 묻더라고요. 저희는 ‘대답하다’라는 뜻이라고 전해줬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답답한 말투로 ‘응’, ‘일구’ 와 같은 말을 해서 그제야 눈치 채고 ‘응답하라 1988?’하고 물어봤죠. 아이가 환하게 웃으면서 가방에 자신이 태어난 년도를 응답하라 1996라고 새겨 넣었어요.”

  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건 소년원을 대상으로 한 활동과 캄보디아 현지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었다.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 인연을 봉사활동을 통해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 한 것이 기억에 남아요. 단순한 교육봉사를 넘어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또 다른 관점에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던 활동이었죠. 또한 봉사를 통해 나와 함께 했던 친구들이 검정고시에서 좋은 성과를 얻게 돼 기쁘고 보람찼어요.”(이정은) “교육 봉사 마지막 날은 그동안 모았던 칭찬스티커인 달란트를 가지고 아이들이 물건을 구매했어요. 한 아이가 자신이 며칠간 모은 달란트 전부를 써 인형을 구매했고, 캄보디아 국기가 그려진 가방에 넣어 단원에게 선물하더라고요. 그 마음이 따뜻해보였어요.”(이지희)

  봉사를 하고 싶지만, 선뜻 시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이지희씨와 이정은씨는 시작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조언을 건넸다.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 봉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시작하세요. 처음에는 내가 봉사를 하러가는 마음일 테지만, 봉사를 하다보면 오히려 그분들에게 받는 것과 배우는 것, 더 나아가 그 분들의 따뜻한 마음까지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이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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