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화생협 일일식품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 인터뷰

▲ 제2회 이화생협 일일식품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네모네모 장버치밥'으로 수상한 윤정원씨

  본교 생활협동조합(생협)에 신상품이 3월 출시됐다. ‘크림알밥’, ‘김치알밥’, 그리고 ‘네모네모 장버치밥’이 그 주인공이다. 세 가지 상품은 제2회 이화생협 일일식품 아이디어 공모전(공모전) 수상작이다. 그중 독특한 이름으로 눈길을 끄는 ‘네모네모 장버치밥’을 공모한 윤정원(과교?13)씨를 지난 19일 본교 정문 앞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기자가 학관 생협에서 직접 ‘네모네모 장버치밥’을 구매했다. 사각형의 용기에는 장조림, 김치 등이 함께 볶아진 붉은 색의 볶음밥이 담겨있었다. 그 위에는 계란지단과 피자치즈가 올려져있다. ‘네모네모 장버치밥’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재료와 모양에서 따온 것이라고 윤씨는 설명했다.

  “‘장버치밥’은 장조림 버터 김치 치즈 덮밥의 줄임말이에요. 말 그대로 그 재료들을 모두 넣고 만들었죠. ‘네모네모’는 처음 만들었을 때 계란지단으로 밥을 감쌌는데 그 모습이 스폰지밥처럼 생겼길래 붙인 이름이에요.”

  평소 윤씨는 요리를 즐긴다고 말했다. 종종 페이스북(facebook)에 자신이 만든 음식을 올렸는데, 그것을 본 주변 사람들이 생협 공모전에 참가할 것을 권유했다.

  윤씨의 작품은 ‘간단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는 평소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었던 ‘장조림 버터밥’에 김치, 치즈를 더했다. 윤씨의 작품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상품성 측면에서 높은 평을 받았다.

  “생협에서 파는 것이니 쉬는 시간 사이사이 학생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간단하게 밥을 들고 먹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죠. 원래는 샌드위치처럼 간편하게 들고 먹는 것이 제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하지만 현재 생협에 상품으로 출시된 ‘네모네모 장버치밥’은 들고 먹을 수 없는 형태다. 계란지단이 밥을 감싼 것이 아니라 작은 계란지단 조각이 밥 위에 올려진 모양이기 때문이다.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장점이 사라지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당선된 작품이 상품화되는 과정에 있었다. 당선작의 저작권은 곧바로 생협과 생산업체에 넘어가기 때문에 당선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어느 날 제 작품이 생산과정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문자가 왔어요. 며칠 뒤 친구들이 생협에 제 작품이 출시됐다고 연락해줘서 제 작품이 출시된 것을 알았어요. 제가 구상한 작품에서 조금 변형돼 아쉬웠죠.”

  출시된 윤씨의 작품은 간편한 한 끼 식사대용일 뿐 아니라 ‘영양소 균형’도 갖췄다. 그는 간편하게 들고 먹을 수 있도록 밥을 감싸는 재료를 고민하던 중 탄수화물인 또띠아 대신 단백질인 계란 지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공모전 참가 과정은 녹록치만은 않았다. 메뉴개발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겪어야 했다. 브리또처럼 들고 먹을 수 있도록 밥을 감싸는 계란지단을 알맞은 크기로 만들어야 했지만, 그의 마음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어머니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계란 지단을 여러 번 부쳐보니 한 개로는 약간 부족하고, 두 개로는 너무 많더라고요. 또 계란 지단이 얇잖아요. 그래서 금방 식어서 딱딱하게 굳더라고요.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저에게 엄마가 도움을 주셨어요. 계란 지단이 굳을 때는 참기름을 좀 넣어 보라고. 그렇게 하니 시간이 지나도 계속 부드럽더라고요.”

  한편, 윤씨는 평소에도 생협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교 생협을 ‘여대생에게 최적화된 생협’이라고 표현했다.

  “생협은 몸에 좋지 않은 음식만 팔던 고등학교 때의 매점과는 확연히 달라요. 본교의 생협은 다른 학교 친구가 ‘그런 음식도 파냐’고 말할 정도로 과일과 샐러드 등 건강한 음식을 많이 판매하는 점이 장점이죠.”

  그는 자신의 작품이 그런 생협의 장점과 잘 맞는, ‘한 끼 식사로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음식’이라 말한다.

  “이화인들에게 네모네모 장버치밥이 평범하고 일상적인 밥이 생각날 때 찾아먹을 수 있는 친근한 음식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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