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지친 이화인, 당신의 감성을 채울 예술길 나들이
시험에 지친 이화인, 당신의 감성을 채울 예술길 나들이
  • 민소영 기자
  • 승인 2014.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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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에 있는 만화 그림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에 위치한 '이상의 집' 김혜선 기자 memober@ewhain.ne
▲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예술창작촌에 있는 벽화와 조형물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편집자주> 중간고사가 끝났다. 공부에 열중한 사이 가을은 나무를 붉게 노랗게 물들이며 끝을 향하고 있다. 과제에 파묻히기 전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고 감성을 채우기 위해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거리 곳곳에 숨은 예술을 즐기며 감성 지수를 높일 수 있는 학교 근방 예술길과 마을을 소개한다.


만화를 품은 길, 서울 중구 명동 재미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 내려 5번 출구로 나와  약 10분간 가로질러가 고개를 들어보면 지도와 함께 조형물이 재미로의 시작을 알린다. 꽃모양의 이 지붕은 각각의 꽃잎에 만화 ‘궁’의 남녀 주인공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4장과 종영드라마 ‘궁’ 포스터가 담겨있다. 지도를 지나쳐 왼쪽으로 꺾어 들어서면 주황색으로 칠해진 길이 재미로를 찾은 사람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재미로는 거리에 펼쳐진 만화 미술관이다. 길을 따라 세워진 벽, 건물뿐만 아니라 거리에 놓인 전봇대, 표지판에도 만화가 수놓아져 있다. 재미로를 걷는 사람들은 길 곳곳에 스며든 만화의 모습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봇대에는 회색바탕에 노란색 글씨로 ‘모르고 있었어. 변화가 아니라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을’과 같이 ‘삼봉이발소’, ‘미생’ 등 만화 속 명대사가 적혀있다. 길 끝에 있는 ‘ABC편의점’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만화의 언덕’이 나타난다. 오르막 언덕을 따라 세워져있는 벽에는 만화 등장인물이 새겨진 철제 마름모 20여개가 붙어있다. 철판을 뚫어 선으로 등장인물을 그린 이 조형물은 해가 어둑해졌을 때 오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등장인물 그림을 구성하는 선을 따라 흰색 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재미로는 한국만화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만화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 및 전시하는 공간 ‘재미랑’은 재미로 중간에 위치해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잠시 쉬어가면서 만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 1층에서는 텀블러, 스티커, 노트 등 만화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윗층에서는 전시와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재미로의 마지막 코스는 바로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다.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산업 지원 및 육성을 위해 설립한 곳이다. 이러한 설립 취지에 맞게 센터에서는 관련 전시를 보거나 점토로 직접 캐릭터를 만드는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세종대왕이 나신 예술촌 ‘세종마을’그리고 한글의 예술화 ‘한글가온길’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예술’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이어온 곳이 있다. 바로 종로구 ‘세종마을’이다.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한 이 마을은 청운동, 효자동, 통인동 등을 포함, 경복궁 서쪽에서 인왕산 동쪽 사이 지역을 아우른다. 세종마을은 겸재 정선, 화가 이중섭, 작가 이상 등이 작품활동을 펼친 곳이며 현재도 다양한 예술가들이 예술의 터로 삼아 활동하고 있다. 이 마을은 본교 후문에서 경복궁역 노선 셔틀버스를 타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세종마을은 사람들이 흔히 ‘서촌’이라 부르는 지역이다. 하지만 ‘서촌’이란 표현은 역사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것으로 ‘세종마을’이 옳은 표현이다. 작년 종로구 지명위원회는 옛명칭인 ‘상촌’ 또는 ‘세종대왕이 나신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세종마을’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함을 의결한 바 있다.

  세종마을은 여러 시대에 거쳐 예술가가 활동한 공간답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예술의 흔적이 남아있다. 작가 이상을 기념하는 ‘제비다방’은 이상의 집터에 들어선 한옥을 과거 이상이 운영했던 카페로 재현한 것이다. 시인 윤동주가 시의 영감을 얻은 ‘시인의 언덕’과 그의 문학인생을 담은 문학관 역시 세종마을에 위치해있다. 한국 추상미술을 접할 수 있는 ‘환기미술관’, 현대 예술을 전시하고 있는 ‘대림미술관’은 현대의 예술을 담은 공간이다.

  한편, 통인시장이 있는 지역에는 현재진행형 예술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의 공방,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그들이 운영하는 상점이 현재 숨쉬고 있는 예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철공소와 예술의 조화, 문래 예술창작촌

  철공소와 예술. 영등포구 문래 예술창작촌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둘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마을이다. 지하철 2호선 문래역에서 내려 7번 출구로 나가면 나타나는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철공소와 함께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위치한 마을이다. 또한 예술가들은 문을 닫은 철공소를 보금자리로 삼기도 했다. 현재 예술창작촌에는 약 200명의 예술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는 이들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조형물, 벽화가 방문객을 반긴다.
 
  문래 예술창작촌에서는 벽화, 조형물 등의 예술작품과 숨바꼭질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 문래동을 찾은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풍경에 놀라곤 한다. 문래 예술창작촌에 처음 들어선 이들을 반기는 풍경은 철공소가 이어진 공장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래 예술창작촌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골목골목을 들여다보고 건물들을 올라가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골목, 건물 옥상에는 고양이, 소녀 등 다양한 소재의 벽화가 그려져있다. 문래 예술창작촌은 밤과 낮, 평일과 주말이 다른 곳이기도 하다. 바쁘게 돌아가던 철공소가 문을 닫으면 숨어있던 벽화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로 철공소 셔터에 그려진 그림들이다. 문래 예술창작촌의 철공소 셔터에는 셔터 한 칸 한 칸에 숫자를 활용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본래 한 장씩 거는 철공소 셔터의 기능을 살려 벽화를 그린 것이다.

  거리에 있는 조형물은 철을 이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문래역 7번 출구에서 나오면 앉아있는 철제 로봇이 사람들을 반긴다. 조금 더 걸어가면 푸른빛을 띈 철제 말이 세워져있다. 예술창작촌 초입에는 볼트와 너트를 박아 마을을 형상화한 지도가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철로 만든 붐마이크를 들고있는 남자 조형물이 있다. 이처럼 예술창작촌은 철을 이용한 조형물이 철공소 사이에 위치한 마을 특징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