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본지는 오는 6월4일 실시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두 후보를 인터뷰했다. 이번 인터뷰는 본지를 비롯한 <고대신문>, <대학신문>, <연세춘추> 등 서울 시내 16개 대학 학보사로 구성된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서언회)에서 진행했다. 정 후보의 인터뷰는 20일 오후4시 숙명여대 제2창학캠퍼스 음학대학 104호에서 진행됐다. 박 후보는 후보 출마 선언 지연을 이유로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번 인터뷰는 ▲등록금 ▲대학생 주거문제 ▲통학문제 등을 주제로 이뤄졌다.

 

 

▲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반값등록금보다 중요한건 장학금 확충과 기숙사 수용률” …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

 

 현대중공업 전(前)회장,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7선 국회의원 등 정 후보에게 붙은 수식어는 다양하다. 여러 수식어 가운데서도 정 후보는 자신을 ‘알부자’라고 소개했다. 이는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의 줄임말로, 그는 알부자의 의미처럼 정감 있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청년들과 소통하고 싶어 했다.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시장이 된다면 현행 유지할 생각인가.

 대학생을 흔히 ‘최고의 지성’이라 부르는데 ‘반값등록금’은 이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자칫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물론 올해 4년제 대학 연 평균 등록금은 667만원으로 가계가 떠안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반값등록금 시행에 따른 문제점도 분명 존재한다. 반값등록금을 실시한 서울시립대의 경우, 교수 연구비 및 월급 삭감 등 대학 재정이 감소했다. 때문에 단순히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보다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고 장학금을 많이 확충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생이 살고 있는 지역인 만큼 대학생 주거문제가 심각하다

 서울에는 약 50만 명의 대학생이 있지만 기숙사 수용률은 약 11%에 불과하다. 도시계획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 부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분류됐기 때문에 학내 여유 부지가 있어도 기숙사를 짓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학 내에 더 많은 기숙사를 지어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약 20%까지 수용률을 늘리고 원룸형과 기숙사형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주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라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주거에 관한 모든 내용을 제공받을 수 있는 ‘주거지원 정보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센터, 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 다산콜센터의 뉴타운 척척박사 등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관의 분절로 통합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지원 정보센터를 통해 대학생뿐 아니라 서울시민 모두가 이곳에서 주거와 관련된 정보를 종합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대학생 통학문제와 관련해 경기도 측은 버스 증차를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 측은 교통 혼잡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의 증차 반대 결정, 어떻게 생각하나

 증차의 필요성에 대해 시민들의 수요가 있다면 증차를 안 할 이유가 없다. 현재 많은 수의 직장인과 학생들이 서울-경기도를 오가는 지역 광역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증차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서울시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지하철과 광역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더 많이 개발하는 게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일자리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 이전 부지에 ‘벤처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2016년까지 서울에 있는 약 100개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한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약 82만평의 부지에 정부와 협의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산업과 벤처산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촌과 경춘선 철도 인근에 ‘대학문화 관광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라던데

 관광에 대한 내 주관적인 생각은 그 나라의 사람들을 ‘보러가는 것’이다. 신촌을 관광특구 개발 지역으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신촌은 이화여대를 비롯해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 등 많은 대학들이 자리 잡고 있고 수많은 젊은이가 오가는 곳이다. 신촌이 하나의 관광 특구로써 자리매김하면 관광객들은 그곳에서 대학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MIT나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에 관광객이 꾸준한 것도 건물 외관이 멋져서가 아니라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젊은 학생과 교수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학이 밀집한 신촌과 안암동 일대의 대학 클러스터 지역을 대학문화 관광특구로 만든다면 외국인과 우리 학생들이 하나가 되는, 서울 최고의 관광지역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규제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규제는 ‘서랍 속 규제’다. 공무원들에게 어떤 사업 계획안을 제출하고 그것이 법에 위반되지 않음에도 전례가 없으면 사업 승인을 해주지 않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가 ‘창조경제’인데 전례가 없다고 시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순이다. 모든 규제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고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상호 간의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제공=박원순 선거캠프

 

△“가계 부담되는 비싼 등록금, 반값등록금 현행 유지하겠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

 자신을 ‘20대의 삶을 바꾼 첫 시장’이라 소개한 박 후보. 그가 서울시장으로 반값등록금을 시행했을 때 대학생들이 그를 칭하던 별명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대의 삶을 바꿀 시장’이 되겠다는 목표로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당선 후에도 여전히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정책을 유지 할 예정인가

 당연히 반값등록금 정책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연 평균 등록금이 667만원이다. OECD국가 중 미국 다음으로 비싸다. 또 학자금 대출을 받고 빚쟁이로 사회에 나서는 청년이 190만 명, 그 액수가 11조 7000억 원이라는 점에서 반값등록금은 당연히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으로 줄어든 서울시립대 예산은 서울시에서 일반회계로 모두 지원했고, 교수 급여도 공무원 보수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삭감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수당이 1인당 약 10만 원정도 줄었는데, 이는 대학 기성회계가 법적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서울시립대뿐 아니라 전국 국·공립대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다.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대학 교육의 질’ 문제도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등록금과 교육의 질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웨덴, 핀란드, 독일 등의 대학은 국가가 대부분 등록금을 지원하지만 세계대학순위에서 상위권에 드는 곳이 많다. 현실적으로 이들 나라처럼 당장 등록금을 폐지할 순 없지만 최소한 국내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이 서울시립대 수준이길 바란다. 서울시립대의 연간 등록금은 약 238만원으로 가장 비싼 대학과 비교하면 약 628만 원가량 차이 나지만 서울시립대의 교육의 질이 낮다고 할 수 없다.

-재임기간 동안 대학생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희망하우징 사업을 추진했으나 작년 한 해만해도 대학생임대주택 계약을 해지한 가구가 180곳이나 됐다

 현재 서울 시내 대학의 평균 기숙사확보율이 약 14% 밖에 되지 않는다. 여전히 주거환경도 부족할뿐더러 학생들의 하숙비 부담도 큰 실정이다. 이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주변 월세의 20~30%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세대, 원룸 등을 공급하는 사업인 희망하우징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실제 운영에 들어가자 서로 모르는 대학생들이 한 집에 살면서 불편해하고 관리실이 있어야한다는 점검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6년까지 원룸형을 80%로 늘리고 다가구형은 20%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또 이전까지 전산추첨으로 진행되던 방 배정을 사전조사를 통해 배정하고 30호 이상의 중·대형급 주택에는 관리인을 배치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대학생이 주거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라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 임대주택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예정이다. 앱을 통해 임대주택 현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입주 신청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대학생들이 서울시에서 편히 거주하고 서울시 주거 발전에 아이디어를 보탤 수 있는 실시간 시스템을 만들겠다.


-통학 시간과 직장인 출·퇴근 시간이 맞물리다보니 해당 시간의 광역버스 부족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 경기도는 버스 증차를 요구하는데 서울시 측에서 교통 혼잡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는데

 직장인 출·퇴근 시간에는 이미 도로가 과포화 상태라서 단순히 버스 몇 대를 증차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대학생을 위한 주거 공급 확대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통학시간이 긴 학생들이 학교 근처로 주거공간을 옮길 수 있다면 통학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 본다. 또 학생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비 할인 연령을 19세부터 24세까지로 확대해 청년들이 교통비를 10%씩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청년일자리허브를 비롯해 일자리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했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가 100명 정도로 그리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수치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확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속도보다 방향을 항상 강조하며 재임기간 동안 정책을 이행했다. 청년일자리 문제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성장하면 자연스레 청년 일자리도 확충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구로가산 ▲홍대합정 ▲상암수색 ▲동대문개포 등 5대 창조경제거점을 육성하겠다. 또 ▲마곡 ▲창동상계 ▲홍릉을 3대 아시아지식기반허브로 구축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월호 여객선의 선박연령 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한 것이 참사의 원인이라 생각된다.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절대 불가하다. 서울시 역시 서울시민의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 완화는 없다. 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지, 어떤 결과가 예측되는지를 깐깐하게 조사해서 나쁜 규제와 착한 규제를 구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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