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촌기차역과 본교 사이에 위치한 '얼티즌 허브' 김나영 기자 nayoung1405@ewhain.net
▲ 서강대 부근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숨도' 1층 숨 아일랜드에 있는 작은 전시관 김가연 기자 ihappyplus@ewhain.net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전시를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소가 있다면 어떨까? 최근 젊은 예술가들의 회화, 조각 작품들이 카페를 채우고 있다.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도, 일주일에 몇 백만원하는 대관료가 없어도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예술가 혹은 젊은이라면 누구나 전시를 할 수 있는 전시관이 카페와 결합했다. 커피 한잔의 여유에 그림을 보는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는 서강대 옆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 ‘숨도’의 ‘작은 전시관’과 본교 앞 카페 ‘얼티즌 이대허브’를 20일 찾아가봤다.

△다시 일어서는 신촌문화, ‘얼티즌 허브’에게 맡기세요

  무리지어 헤엄치는 물고기 모양의 조명에서 은은한 빛이 나온다. 조명 아래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카페 한 구석에 마련된 ‘작은 전시관’의 그림을 구경한다. 몇몇은 작은 전시관으로 걸음을 옮겨 그림을 한참 바라보기도 한다. 서강대 부근에 위치한 이곳, 복합문화공간 ‘숨도’에 들어서면 ‘작은 전시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전시관은 카페 한 구석에 음료를 마시며 동시에 전시 관람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작품이 놓일 만한 곳이라고는 4평 남짓한 바닥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2개의 벽이 전부인 말 그대로 ‘작은’ 전시관이지만 2011년부터 이곳에서 전시를 연 작가들은 40명에 달한다.

  작은 전시관의 대관료는 0원이다. 전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숨도가 전시관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전시를 하고 싶어도 일반 갤러리 대관료가 부담인 예술가가 이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예술계에 입문해 작품을 보여줄 곳이 충분치 않은 신진 작가들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생명사랑, 자연 존중, 창조적 문화 활동을 추구하는 숨도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작가라면 전화 등 연락을 통해 누구나 예술세계를 펼칠 수 있게 전시관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작은 전시관은 청년 예술가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열려있다. 관람료가 따로 없는 작은 전시관은 카페 싯타와 바로 연결돼있다.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음료를 마시며 동시에 전시관람도 즐길 수 있다. 예술가, 관객 모두에게 전시관의 문턱을 낮추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숨도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숨도 생태‧환경팀 최창혁 팀장은 “대관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 잠재적 능력이 있는 작가를 발굴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바”라며 “숨도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좋은 작품이라면 남녀노소 상관없이 전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작은 전시관은 숨도 설립 취지를 기반으로 마련됐다. 숨도는 문화에 관심 많은 청년, 젊은 예술가들과 교수, 작가 등 전문 인력을 포섭하는 복합 문화 네트워크 구축을 운영 철학으로 삼고 4개 카테고리를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숨도는 카페 싯타, 책극장, 작은 전시관, 숨도 아카데미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매달 다른 작가를 선정해 작품 전시, 작가와의 대화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35개의 전시가 청년 작가들에 의해 열렸다. 작년 6~7월 이택진, 전성우 합동전시 ‘스무 살, 진흙 속에 꽃 한 송이 던져본다’에서는 스무 살이 된 작가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들이 느낀 현실을 주제의 시와 영상 작품들이 전시됐다. 2011년 11~12월에는 국민대 미술대학 시각디자인학과 학생 13명이 ‘행간의 서사’ 라는 제목으로 포토 시퀀스(이야기가 있는 일련의 사진)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12월부터는 본교 에코과학부 최재천 교수가 대표로 있는 생명다양성재단과 함께 환경 관련 전시 ‘ecoscape’를 기획, 진행할 예정이다.

  숨도는 작은 전시관 외에도 책극장, 숨도 아카데미 등도 운영하고 있다. 신청을 통해 숨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북클럽 ‘책벌클럽’의 독서토론, 시낭송 등의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숨도 아카데미에서는 환경, 철학 등에 관한 세미나, 토론 등을 진행하며 일반인도 페이스북, 홈페이지(soomdo.org)를 통해 참가 신청 할 수 있다.

△젊은 예술가와 관객 ‘작은 갤러리’에서 함께 숨쉬다

  신촌기차역과 본교 사이 옷가게가 즐비한 골목에 신촌 청년 문화의 재건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인지 헷갈릴 정도로 다양한 작품이 벽에 걸려 있는 이곳은 바로 ‘얼티즌 이대 허브(얼티즌)’다. 내부를 한 바퀴 돌아보면 보이는 벽, 창문 한구석 틈틈이 3점의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에 걸린 작품들은 모두 얼티즌에서 전시, 활동공간을 지원받는 예술가들이 제작했다.  

  얼티즌은 청년과 마을의 상생을 도모하는 사회적 기업 ‘얼티즌 코퍼레이션’의 멤버들이  지난 1일 개방한 공간이다. 이들은 얼티즌을 청년모임과 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신촌을 기점으로 청년과 지역을 융합한 문화를 살려보겠다는 의미에서다. ‘마을스러운’, ‘청년다운’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얼티즌을 조성한 청년 사회적 기업 얼티즌 코퍼레이션 오정익 대표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만든 문화를 지역 주민도 같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랐다”며 “이를 위해선 카페를 예술 활동과 관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얼티즌은 이달 초 ‘철학하는 예술가’ 주최의 ‘버리기 1초 전’ 전(展)을 열기도 했다. 철학하는 예술가는 철학과 시대인식을 갖춘 대안의 예술을 모색하기 위한  예술계열 대학생 단체다. 청년 문화를 지원하고자 하는 얼티즌은 완성된 작품을 둘 곳이 없어 개인적으로 보관만 하는 미술 전공학생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앞으로도 얼티즌은 학생, 전업 작가 등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인으로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무대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얼티즌은 청년예술가 단체에게 사무,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3층을 레지던스로 리모델링해
  8월부터 청년예술가들에게 무보증금에 월세 50만원에 사무공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철학하는 예술가 포럼’ 등 2개 단체 10여 명이 3층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1, 2층 카페 얼티즌에 상설 전시되고 있다.

  이외에도 얼티즌은 11월 초 ‘신촌콘서트 가을’을 개최해 신촌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의 음악공연, 영화감독의 렉쳐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또한 전화 예약을 통해 카페 얼티즌에서 스터디 모임 등을 할 수 있다. 

  건물 지하 1층은 신촌지역 뮤지션들이 공연할 수 있는 ‘마을 공연장’, 1, 2층은 청년모임을 위한 공간인 카페 ‘얼티즌’, 3층은 청년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으로 꾸려졌다. 카페 얼티즌과 마을공연장에서는 전시, 공연 공간이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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