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것은 없었다. 본지는 3년 전 ‘ECC, 장애인 편의규칙 16개 기준 미달’이라는 기사로 장애 학생이 ECC의 일부 시설을 이용하기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휠체어를 타고 ECC에서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은 “사실상 이동권이 없다고 보면 된다”며 “장애 학생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장애 학생이 출입구와 장애인용 승강기, 계단 등 대부분의 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3년이 지난 지금도 휠체어를 탄 장애 학생을 배려하는 시설 개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본지는 이번 호에 장애 학생의 이동 경로를 기자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체험해 봤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1항 제3호에서 제시한 ‘정당한 편의’ 제공에 대한 시행규칙,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을 참고해 교내의 이동 경로를 조사한 결과, 휠체어를 탄 이들이 문을 열고 강의실로 들어가기에 문은 여전히 무거웠으며 승강기를 이용하기도 불편했다.

  이는 ECC 외에도 교내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본지 기자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교내를 이동하면서 장애 학생의 불편을 절감했다. 기자는 중앙도서관에 가려 했지만 높은 경사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다.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이화·포스코관과 ECC 사이 길에서는 자동차와 행인을 피해 이동하느라 진땀을 뺐다. 교육부가 제시한 ‘보도와 차도의 경계 구간은 높이 차이가 3cm 이하가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준수된 횡단보도는 교내 13곳 중 2곳이었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는 셔틀버스에 탈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본교는 2011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1년도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에서 2008년에 이어 2회 연속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시설, 설비영역’에서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실제로 장애 학생이 느끼는 교내의 시설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비단 본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해당 평가에서는 본교를 비롯해 34개 대학이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전국의 개선요망대학도 212곳이나 된다. ‘최우수 대학’에서 생활해도 “이동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할 만큼 차이나는 지표와 현실의 괴리를 탓하는 것은 나중의 문제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재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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