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금) 이어령 교수 마지막 강연 이어령 교수(국어국문학 전공)는 7일(금) 오후3시 국제교육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연 ‘헴로크를 마신 뒤에 우리는 무엇을 말해야 하나­정보·지식·지혜’를 끝으로 30여년 동안 몸담았던 강단에서 내려왔다.

약 400명이 참석한 이번 강연은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분석을 통해 알아본 흑백 논리의 오류와 한국 문화 속의 ‘죽음’해석 등으로 진행됐다.

이교수는 “처음 입시 시험 감독을 맡았을 때 학생들이 ‘진달래꽃’에 대한 시험 문제를 풀면서 아무 의심없이 정답에 동그라미 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시의 의미까지도 단순화해 사지선다형으로 풀어가는 한국 교육 풍토에 분노를 느꼈고, 그것과 싸우는 것이 대학과 내 강의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시의 의미나 느낌을 흑백으로 나누는 것은 큰 오류라며 “시의 세계에서는 흑과 백이 조화를 이루는 ‘그레이존(gray zone)’이야 말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고 삶을 깊게 하는 이상향”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그레이존’은 사랑과 기쁨을 이별과 슬픔으로 표현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한국 문화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역설적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30여년은 흑백 논리로 황무지가 된 대학가의 문과 교실을 ‘그레이존’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윤후정 이사장 과 장상 총장 외 많은 사람들은 등은 우리 학교를 위한 이교수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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