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아리 62개 중 4개의 동아리방이 없고, 두 개의 동아리가 한 방을 쓰는 등 우리 학교의 공간 문제는 심각하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는 자리만 차지하고 쓰지 않는 공간이 많다.

학생문화관 2층에 위치한 기도실의 경우, 이용 학생 수가 시간당 5명 미만으로 책을 보거나 잠을 자는 학생이 대다수여서 20평 정도의 공간이 기독교 동아리 예배 때를 제외하고는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본관 3층에 위치한 ‘애다기도실’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36명 정도가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새벽기도나 특별예배를 제외하곤 시간당 1~2명만이 이용한다.

이에 이상화 학생처장은 “학생문화관 ‘최순영·이형자 기도실’의 경우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도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본관 ‘애다기도실’등 기도실에 학교가 공간문제 등으로 개입할 때면 ‘기독교 학교에서 이렇게 학생을 탄압해도 되느냐’며 반발이 심해 학교측에서도 공간 활용을 위한 노력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가정관 지하1층의 교육공학과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비어있는 9평 남짓한 이 방은 늘 문이 잠겨있어 학생들이 이용할 수도 없으며 의자와 수납장 위엔 먼지만 가득 쌓여있다.

김주형(교공·2)양은 “1학기 때 과방에 한번 가본 뒤로 이용한 적 없다”며 “과방이 교육관이 아닌 가정관에 있기 때문에 과방 위치를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이용률이 낮다”고 말했다.

법정관에 있는 10평 정도의 방을 경제학과와 같이 쓰는 행정학과방도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행정학과 나영조 학생회장은 “좁은 방에 방음이 안되고 냉·난방 시설이 없는 등 환경이 열악해 주로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 모임을 갖는다”며 “자보를 쓰거나 회의할 때 말고는 과방을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쓰이지 않는 공간을 개조해 임시방편으로 쓰고 있는 동아리들도 있다.

사회대 풍물패 ‘투명한 사람들’은 학관 1층 보일러실이었던 곳을 개조해 연습실로 활용하고 있으며 몸짓패 ‘투혼’도 학관 7층 탈의실을 개조해 동아리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투혼’의 공지원 회장은 “동아리 사람들이 모일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중 학관에서 빈 공간을 발견해 작년 7월 무렵부터 동아리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수공사를 통해 효율적인 공간이 된 곳도 있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5월말까지 보수공사를 실시하면서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학생문화관 내 생활도서관의 이용 학생은 하루 평균 70명으로 보수공사 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

김신영 생활도서관장은 “책장 자물쇠 설치와 낡은 책·걸상 교체를 위해 보수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상화 학생처장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공간을 알려주면 생활도서관처럼 보수공사를 통해 학생들이 보다 활발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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