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치권 안팎으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12월에 예정된 대선으로 인해 정치계 유명인사들이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독도 분쟁으로 인해 한일 양국 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되풀이되는 듯 한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 쓰이고 있다. 미래의 주역이라고 불리는 20대의 우리는 이러한 정치 흐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대선 주자들의 눈치작전은 파격 행보와 후보 비방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경선이 끝나자마자 고(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면서 ‘국민 통합’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후보 비방 글이 올라와 네티즌 사이에서 연일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안철수 카드’는 대선 후보 간의 긴장감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 일부 언론들은 젊은 세대의 멘토로 활동해 온 안철수 원장이 ‘대선 후보감’으로 떠오르면서 정치계 인사들이 그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안 원장이 출마를 선언 하느냐 마느냐, 출마를 선언한다 해도 선거 끝까지 가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안 원장의 존재가 젊은 세대로 하여금 정치에 관심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필자를 포함해서 본인 앞가림하기 바빴던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젊은 세대가 나 자신만 생각하던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를 전체를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대선에서 안철수라는 인물이 빠졌을 때 젊은 세대의 움직임이다. 만약 안철수 원장이 후보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혹은 다른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중도 포기를 선언한다면. 젊은 세대가 여전히 대선에 집중하고 투표 당일까지 후보들을 관찰할지 의문이다.

영토 분쟁으로 냉기가 감도는 한일 문제를 보자. 8월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다. 뒤이은 독도 표지석 설치, 서신 반송은 한류 스타들의 연예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양국의 문화 교류까지 막아섰다.
팽팽한 긴장 속에서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죄의 말을 건넨 일본의 대학생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국제포럼으로 한국을 방문한 와세다대 도미히로 나카무라씨가 위안부 할머니에게 영어로 사죄의 말을 건넨 것이다.
한일 간의 긴장 속에서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등은 밥줄이 달린 문제에 직면하기도 하지만 학생 신분은 상대적으로 그 긴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문제에 눈감고 있던 필자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도미히로 나카무라씨처럼 성숙한 성인임과 동시에 학생인 20대가 한일 간의 긴장을 녹여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것은 아닐까.

젊은 세대의 지속 가능한 정치 참여를 위해 우선 교내 정치 활동에 관심 가지기를 제안한다. 우리학교의 경우 9월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있고, 11월에는 총학생회장 선거도 있다. 필자는 학보사에 몸담고 있으면서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되거나, 투표율 미달로 선거를 연장하는 경우를 자주 봐왔다. 가까운 곳에서도 이뤄지지 못하는 한 순간의 정치 참여는 거품에 불과하다. 멘토가 없는 대선에도, 지나치기 쉬운 이웃나라와의 정치에도 꾸준히 20대의 영향력이 미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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