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이번호에서 등록금 분할납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보도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현재의 등록금 분할납부 제도는 분납을 허용하는 횟수가 적어 학생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주지 못하고 있었다.
서울소재 4년제 사립대학들은 평균 3.1회의 분납을 허용하고 있다. 본교는 한 달 보름에 걸쳐 3회의 분납이 가능하다. 학생이 애초에 등록금 전액을 갖고 있다가 세 번에 나눠 내는 것이 아닌 이상, 한 달 보름 만에 등록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학생은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주겠다는 등록금 분납제는 생색내기용이다”며 “상황이 어려워 등록금을 분납하는 학생들이 보름 만에 거의 2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9월13일 발표한 2011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 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비율 7.6%를 차지하며 조사대상 42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인 5.9%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 공교육비의 민감 부담률은 2.8%로, 조사대상 42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OECD 평균인 0.9%의 3배 정도 높은 정도다. 개인이 공교육에 부담해야 하는 돈이 그만큼 더 많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대학 등록금 때문에 대학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학업을 쉬고 있는 학생의 수가 2007년부터 작년까지 꾸준히 약3%씩 증가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대학에 다니는 것이 부담된다’는 학생은 2007년 전체 학생의 23%를 차지했지만 작년 36%로 늘어났다.

일본, 미국 등은 등록금 액수가 한국과 비슷하지만 등록금 납입 방식이나 면제 등을 통해 학생들의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

일본의 등록금 납입 방식은 학기가 시작할 때 등록금 면제 신청을 받아 한달 간 심사한 후, 그 달의 말에 전액 면제, 반액 면제, 또는 면제 불가의 평가를 받아 등록금 고지서가 나온 후 한달 내에 납부하도록 돼 있다. 학기 시작 후 구제를 요청할 기간이 있고, 납부까지는 두 달의 여유가 있는 셈이다. 또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 등에서 학자금대출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집중강의(계절학기와 유사한 단기간 이수 학점)에 별도의 돈을 받지 않는다.

미국 하버드대는 1년 학비를 12개월로 나눠 입금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분납에 따른 비용은 매달 3만8500원의 분납수수료 뿐이다. 부모의 소득을 기준으로 한 등록금 면제, 장학금 지급, 다양한 아르바이트 자리 제공 등으로 학생들의 학비 부담 역시 줄여주고 있다. 하버드대는 학부모 소득이 연 6만달러(약6천600만원) 미만이면 등록금이 면제다.

한국대학생들은 대학 등록금 때문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등록금 천만원 시대는 교육권 침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천만원이 없어 교육권이 박탈되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된다. 한국에서도 학생들의 상황에 맞는 등록금 납입 방식이나 면제 제도가 마련돼 학생들이 학비 부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