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학기부터 시작된 사회봉사활동 인증제…5학기 동안 7천104명 인증받아

본교에서 사회봉사활동 인증제가 시행된 지 만 3년이 돼간다. 사회봉사활동 인증제란 본교생이 사회 각 현장에서 봉사활동한 내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08년 2학기부터 사회봉사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인증 제도다. 작년까지 5학기 동안 7천104명의 이화인이 1만151회, 32만7천465시간의 봉사활동을 사회봉사센터에서 인증받았다.

본지는 사회봉사활동 인증제로 봉사활동을 인증받은 이화인 세 명을 만났다. 영국 장애인기관 비탈리제(Vitalise)에서 1천322시간의 장애인 생활보조 활동을 해 인증제 시행 이래 최다 봉사시간을 기록한 박찬영(행정·06)씨, 난이도가 높은 봉사활동으로 평가되는 장애인 방문 목욕봉사를 2009년 10월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이수희(생명과학·07)씨,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탄자니아 고아원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돌아온 김민정(환경공학·06)씨다.

△영국 장애인기관에서 5달간 1천322시간의 봉사 경험

박찬영씨는 2008년 3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영국에서 거주하며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휴양기관인 비탈리제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비탈리제는 영국의 런던, 콘월, 리버풀, 노팅엄, 버밍엄에 5개의 센터를 두고 있다. 박씨는 5개 센터 모두에서 각각 3주씩 근무했다.

비탈리제에서의 일과는 매일 오전6시30분~오후10시 이뤄졌다. 봉사자들이 하는 일은 크게 생활보조와 여행보조 두 가지였다. 생활보조는 일주일간 봉사자가 담당하게 된 게스트(센터 이용자)를 매일 아침 씻기고, 식사를 도와주고, 잠자리를 봐주는 일 등이었으며 여행보조는 월~금요일 오전9시~오후4시에 나가게 되는 여행(센터 주변의 관광지 등으로 나가는 가벼운 소풍)에서 게스트의 이동과 식사 등을 곁에서 돕는 일이었다.

영국에서의 봉사활동은 박씨에게 봉사활동 이상으로 많은 의미를 남겼다. 그는“2학년을 마치고 대학생활에 무력감을 느끼던 차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생활해 보고자 해외 봉사활동을 계획했다”며“처음에는 의사소통 때문에 실수도 종종 있었지만, 게스트 중 할머니나 부모님 나이쯤 되신 분들이 오히려 많이 다독여 주셨다”고 말했다.

박씨는“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우며 내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며“5개월간의 봉사활동 이후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감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몸이 힘들었던 만큼 많은 깨달음을 준 장애인 방문 목욕봉사

이수희씨는 중앙동아리 겸 연합동아리인 ‘비누방울’을 통해 2009년 10월부터 장애인 방문 목욕봉사를 해 오고 있다. 동아리에 지원해 활동가가 되면 시민사회단체‘평화캠프 인연맺기본부’에서 목욕을 받고자 하는 대상자와 활동가를 연결해 준다. 봉사는 활동가 3~4명이 한 조를 이뤄 토요일마다 격주로 2명씩 대상자 집에 찾아가 목욕을 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목욕봉사는 목욕 활동 외에도 대상자와 자유롭게 시간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는 활동이다. 이씨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 35회, 약85시간 목욕봉사를 해 왔다. 그는 봉사활동 중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순두부찌개’를 꼽았다.

이씨가 담당한 대상자는 오랫동안 목욕 보조를 받아 온 분으로, 새로운 활동가가 올 때마다 관례처럼 근처 순두부집에서 뜨끈한 순두부찌개를 사 주시곤 했다. 이씨는“대상자와 친해지고 난 후라서 그런지 순두부가 더 맛있었다”며“요즘도 가끔 얻어 먹곤 하는데, 먹을 때마다 마음이 더 가까워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목욕봉사는 몸이 힘든 만큼 대상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보람되고, 마음가짐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며“동아리 활동을 그만두게 되더라도 비슷한 봉사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땅에서 교육봉사를 통해 발견한 희망

김민정씨는 작년 6월11일~작년 8월20일 약 세 달간 탄자니아의 차마지(Chamazi) 고아원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돌아왔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중장기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다양한 연령대(0~20세)의 고아원 아이들 약150명에게 수학, 영어, 프랑스어 등을 가르치는 일이 주 업무였다. 이외에도 서류작업, 부엌일, 스포츠, 게임, 청소, 아이 씻기기, 가축 돌보기 등 고아원 이곳저곳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것 또한 김씨의 몫이었다.

그는 해외봉사가 갖는 장점 중 하나로 언어의 차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교감을 꼽았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눈빛과 표정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의 교류가 깊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씨는“아이들과 말이 아닌 감정으로 통하는 교감의 과정이 참 좋았다”며“교육봉사를 마쳐갈 때쯤에는 스와힐리어를 제법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매 순간을 행복으로 여기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사고방식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그는“손에 쥐고 있는 빵 한 조각, 옆에서 재잘대는 친구들을 행복이라고 여기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통해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며“앞으로도 국내든 해외든 관계 없이 아동 관련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봉사활동 인증제는 학생 개인이 재학기간 중 자율적으로 활동한 사회봉사활동의 결과를 통합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학생처 안윤진 직원은“장학금 신청, 취업, 진학 등의 증빙서류 제출 시 교내외 각 기관의 봉사활동 확인서를 종합 인증한 사회봉사활동 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다”며“외부 타기관의 봉사활동에 대한 인증을 신청하면 별도의 발급 절차 없이 인트라넷에서 인증서를 출력할 수 있으므로 많은 학생들이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호은 기자 he@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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