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일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익숙한 일상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 황윤정 기자
  • 승인 2009.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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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인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밥을 먹고 일기예보를 확인하고서 학교로 등교한다. 이 짧은 시간에 당신을 스쳐간 것들이 어디부터 온 것인지 알고 있는가?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전문 작가 이인경이 펴낸 「역사 in 시사」(북하우스,2009)는 인류의 밥상을 흔들어 온 식량, 세상을 안내하는 지도 등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의 역사를 소개한다.

문화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태초에 두 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행의 역사는 인류의 태동과 함께 시작됐다. 여행은 말 그대로 ‘길 떠나기’다. 사람들은 정착 생활을 하기 전 생존을 위해 움직였다.

문명이 꽃피기 시작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 접어들자 여행 목적은 다양해졌다. 로마인은 그리스인보다 여행을 더 즐겼다. 로마인은 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여행을 계획했다. 현대의 여권과 비슷한 여행증명서와 여행안내서, 관광 상품도 존재했다. 18세기 유럽의 귀족은 가정교사와 자녀를 이탈리아로 보냈다.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해외여행을 당시에는 ‘그랜드 투어’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날 학교 수학여행의 근원이다.

대학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대학은 중국 주나라 시대의 국학이나 플라톤의 아카데미아가 시초라고 거론되기도 한다.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는 교육의 목적이 유능한 시민을 키우는 것이었다. 플라톤은 대학이 이상 국가를 건설할 유능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중세의 유럽은 십자군 전쟁을 통해 이슬람 문명이 세워놓은 지적 성과물에 충격을 받는다. 유럽은 이슬람 문명이 축적한 고대 문화를 통해 지적 탐구심을 키웠고 이때부터 지금 대학의 뿌리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학문은 법학, 의학, 신학 세 분야가 중심이 됐다.

현대 의학의 산물로 생각하기 쉬운 성형수술은 고대의 인도, 이집트, 로마 시대에도 존재했다. 기원전 1500년경 인도에서 성형수술이 시작됐다는 가설이 가장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아내나 딸이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면 코를 베어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여인의 코가 베어졌고 도자기공은 코가 잘린 사람의 이마에서 피부를 화살촉 모양으로 떼어내 코에 붙여줬다. 이 방법이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로 전해져 전쟁으로 인한 부상 치료에 적용됐다. 신체의 훼손된 부분을 복원해 온 성형수술은 20세기에 들어 ‘미용’이라는 화두와 만났고 점차 산업화돼 전세계 성형 시장 규모는 약 37조원을 넘어섰다.

주식의 기원은 고대 로마 주식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로마에는 현대 자본주의 금융 시스템과 비슷한 제도들이 도입돼 있었다. 이자를 받고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고, 외환거래가 등장해 은행이 발행한 환어음을 통해 로마 국경 너머로도 자금 이동이 가능했다.

17세기 네덜란드에는 근대적인 형태의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가 등장한다. 회사를 세우게 된 바탕은 15세기 인도 항로 개척이었다. 포르투갈, 에스파냐, 영국 등 유럽 열강은 인도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였고 1600년,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세우자 네덜란드도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인도 항해를 위해서도 큰 규모의 자금이 필요했고 오늘날 증권거래소의 시초가 탄생했다.

한 번 인도와 거래를 하면 물건을 팔았을 때의 이익이 초기 투자 자금의 30배가 됐다. 이후 1817년에는 뉴욕 스톡 앤드 익스체인지 보드(NY&EB)라는 거래기구가 만들어지고 주식시장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저자는 시사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주제 외에도 문화, 상식적인 이야기를 책 속에 버무려 놓았다. 평소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주제들의 근원을 찾아가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가을,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한 주변의 모든 것들에 관심을 가져보자. 

황윤정 기자 gugu0518@ewhai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