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저력이 대학평가를 통해 확인됐다. 조선일보와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실시한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본교가 국내 대학 중 6위를 차지했다. 연구 중심대학인 포항공대와 카이스트를 제외하면 종합 대학 중 4위다.

기존 평가와 비교했을 때 괄목할 만한 성장이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연구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논문당 인용 수’에서 본교는 98점(100점 만점)을 받아 국내 3위(아시아 1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구의 양적 수준을 보여주는 ‘교원당 논문 수’는 40점을 받아 국내 22위(아시아 114위)에 그쳤다. 국내 종합대학 4위의 성적치곤 초라하다.

종합평가 순위는 우수하지만, 몇몇 단대의 학계 평가 순위가 떨어지는 것은 아쉽다. 사회과학 분야는 4위, 인문·예술분야는 5위였으나, 자연과학, 생명과학·의학, 공학·IT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최근 본교가 이룩한 이공계분야의 우수한 연구업적이 충분히 홍보되지 않은 것 같다”며 “올해는 이공계교수들의 연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는 순위가 낮은 이유가 홍보 부족에서만 비롯된 것인지, 또 다른 이유는 없는지, 어떻게 해야 개선할 수 있는지 단대별로 비교 분석 후 보강해야 한다.

평가지표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이번 평가에서는 연구 능력 점수가 전체 점수의 60%를 차지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는 반영되지 않았다. 교원당 학생수로 점수를 산출한 교육수준 평가 점수는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교원당 학생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학생들이 학교의 교육과 시스템에 얼마나 만족하느냐’다.

평가 총괄 책임자인 QS의 벤 소터(Sowter) 씨는 “대학평가에서 연구능력에 비중을 두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전 세계 일류 대학들도 이를 대학개혁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은 연구기관인 동시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다. 대학의 연구 성과와 평판이 좋아야 교육수준이 높아진다지만, 두 가지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잘하면 연구비를 탈 수 있고 명예와 상금이 따라오듯이, 학생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한국의 대다수 대학은 교육·학부 중심의 대학이라는 것과, 대학의 수준 높은 연구 능력은 학생을 교육 능력과 비례해야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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