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직장 모두에 충실할 수 있는 ‘가족친화경영’으로 대한민국 일터가 변한다.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도 행복할 수 있다!’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직원 들을 배려하는 기업의 ‘가족친화경영’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노동연구소 뉴패러다임센터 김성식 책임컨설턴트는 가족친화경영에 대해 “남·녀 근로자들이 직장과 가정 일을 조화롭게 병행하는 기업 내부 제도”라고 말했다. 아직 학문적으로 검증된 이론은 아니지만 삶의 질 향상과 일·가정의 양립을 위해 필요한 제도다.

2007년 가족친화우수기업 대통령 표창을 받았던 교보생명은 ‘가족사랑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오전이나 오후에만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반일휴가를 비롯해 직원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는 복리후생제도·직원 자녀들을 위한 무료 영어캠프 등 기업 환경이 가족친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홍보팀 송국현 과장은 “가족친화경영은 꼭 여성 직원에게만이 아닌 직원 가족까지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 의미”라며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키워준다”고 말했다.

가족친화경영이 늘어난 이유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05년 기점으로 50%를 넘었다. 8월15일(금) 서울시가 공개한 ‘e-서울통계’ 웹진 제12호에 의하면 서울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7%로 전체 여성의 절반 이상이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국민은행에 입사한 우리 학교 졸업생 최보경(통계·07졸)씨는 “직장에서 여자라고 해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며 “출산 휴가 역시 마음껏 쓰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우리 학교 이현주(경제·07졸)씨 역시 “우리 전 세대 여성들의 경우 직장에서 차별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여성을 위한 배려가 많이 돼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작년 초 여성들로만 구성된 ‘조사 드림팀’을 시범 모델로 구성했다. 이들은 주로 여성이 일하기 편한 성형외과·피부과·산부인과 등 여성특화분야에 대한 조세 조사를 전담한다. 여성 특화 분야의 직업을 여성이 담당함으로써 업무 상 장점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다. 이는 늘어나는 여성인력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6월 국세청은 직원 자녀를 위해 동대문에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이번 달에는 남대문에도 보육시설을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다. 국세청 직원 정세인씨는 “국세청의 세심하고 효율적인 여성 배려정책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에 대한 배려가 실질적으로 정착된 것은 아니다. 모 기업에 입사한 ㄱ씨(정외·08졸)는 “현실적으로 직장 내 여성차별은 사실”이라며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임신·출산휴가 등 여자 직원은 남자직원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얼마나 가족 친화적인지 기업들의 자율적 참여 아래 가족친화점수를 산출한다. 공공기업·대기업·중소기업 900여개를 대상으로 한 가족친화지수는 2007년 100점 만점에 41점이었다. 노동연구소 김성식씨는 “우리 사회의 가족친화경영이 아직 도입기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시행으로 인해 향후 일과 가정이 조화하는 성공을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완화할 방안으로 여성의 입장이 강조됐지만 가족친화경영은 남성도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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