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경계인문학연구단(HK사업) 제1회 학술대회 ‘탈경계 인문학과 젠더연구’가 22일(목) 오전10시 ECC B146호에서 열렸다. 행사는 오정화 인문과학원장·서숙 인문과학대학장의 개회식과 축사로 시작해 3부에 걸친 발제·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어령 이화학술원 명예석좌교수와 김혜숙 교수(철학과)는 ‘탈경계 인문학과 젠더 패러다임의 의의’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어령 교수는 “인문학이 경계를 넘어 자연과학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숙 교수는 현대사회의 ‘젠더’에 대해 “기존의 남성·여성에서 벗어난 동성애자·성전환자의 젠더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반성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표자들은 변화하는 시대의 젠더 관점을 논하거나 신화·디지털 영상 등 문화재현물에 나타난 젠더 무의식 등을 분석했다.


서강대 박미선 교수(영미어문학과)는 맥신 홍 킹스틴의 소설 「여성전사」를 중심으로 탈경계적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이 소설이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의 소외된 역사·문화를 드러냈다”며 “여성들의 경험에서 나온 문화서사가 기존의 역사학에서 다루지 않은 민족·국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화적 접근이 탈북자·이주여성 등 탈경계적 대상에 대한 국가의 물질적 지원의 토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 신화의 여주인공이 탈경계의 사례로 조명되기도 했다. 서울대 조현설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신화의 주인공인 백주는 주체적으로 자기결정권을 지녔으면서도 가부장적 지배의 경계에 던져진 여성으로서의 이중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백주의 이중성을 “서로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중심적·가부장적 체제를 가로지르며 자신의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 밖에도 댄 에른스트 교수(철학과)는 ‘다문화사회에서 여성과 소수자의 행위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에는 윤보석 교수(철학과)·임옥희 「여성이론」 주간 등이 참여했다. 김미현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새로운 인문학의 의제인 탈경계의 의미까지도 탈경계적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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