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 현대 무용제

춤이 가진 소통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화 현대 무용제’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순수 무용을 접하기 힘든 이화인과 청소년을 위해 기획된 이번 무용제는 3일(수) 오후3시·6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린다. 조은미(무용과) 교수가 안무 및 총지도를 맡은 이 공연은 현대무용단 ‘탐’과 우리 학교 무용과 재학생들이 출연한다.

△‘탐’스러운 신선함이 쏟아진다
이번 무용제에서는 혁신적인 안무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현대무용단 ‘탐’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우리 학교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탐’은 27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무용단이다. 탐 무용단의 예술 감독인 조 교수의 안무와 프로 무용수의 농익은 움직임이 어우러져 무대를 밝힌다.
그 중에서 공연 ‘대화(對話)’는 사람 사이의 대화라는 청각적인 소재를 몸의 언어로 보여주는 공연이다. 무용수들은 작은 속삭임부터 큰 목소리의 대화까지 오로지 몸으로 나타낸다. 무대 양 끝 조명 아래, 무용수들이 비밀스러운 대화를 하는 모습에서 관객의 집중을 이끌어내려는 안무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다양한 공간 구성·시선이 교차하고 이동하는 모습을 통해 공연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다.
독특한 공연을 보고싶다면 ‘이중주(二重奏)’를 주목하자. 멘델스존과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이 흐르는 무대에는 수십개의 사과가 깔려 있고, 두 명의 무용수는 사과를 버렸다가 다시 담고, 가지려고 애쓰다가 다시 잃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과라는 무대장치를 이용해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지만 끝내 소유할 수 없는 허무함을 표현했다. 조은미 교수는 “무대에 등장하는 ‘사과’는 사람과 세상이 만나는 시점이며, 질투·소유·사랑 등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라고 설명했다.

△ 창작에 대한 고민 엿보이는 재학생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2∼3달 전부터 매일 밤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연습한 무용과 학생들의 결실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스스로 틀을 만들고, 갇혀 갈증을 느낀다’ 공연 ‘갈증’은 현대인을 답답하게 하는 목마름·무거움·답답함 등의 감정을 11명 무용수의 군무로 표현한다. 무용수들은 커다란 액자 틀에 갇혀 답답해하는 모습·헉헉대며 달려가면서 목말라하는 모습을 각기 다른 장면으로 구성해 사실감있게 그려낸다. 원하는 무언가를 갈구하는 상황이 무대 위에서 재현된다.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면 공연 ‘너는 달콤 씁쓸했다’를 보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용수들은 자신과 타인과의 대화를 ‘달콤하고도 씁쓸하게’ 표현한다. 어떤 것이든 서로에게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 는 현대인의 인간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다. 한제희(무용·04)씨는 “처음에는 위트 있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기획했는데 막판에 진지한 내용의 안무도 첨가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석 초대로 이뤄지며 초대권은 무용과 사무실(3277-2572)에서 받을 수 있다.
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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