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과 전위조직의 협력관계 주장
노동조합과 전위조직의 협력관계 주장
  • 이대학보
  • 승인 1989.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원 사학과 「식민지시대 노동운동사 연구반」공동연구-「레닌의 노동운동론 연구」
 


머  릿  말

 식민지조선이 당면한 역사적 과제를 반제반봉건민주변혁이라 할 때 노동자계급은 그 변혁을 끝까지 완수하고 새로운 역사를 전망하는 주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따라서 식민지 민족민주변혁의 역사를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노동자계급을 중심으로 새롭게 서술하는 일이야말로 현재의 식민지시대 전공자에게 남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럼에도 이제까지의 연구가 이 점에서 미흡한 수준에 있는것은 우리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제약성과 함께 연구자들의 이론적 역량의 저차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당시 조선의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노동운동에 있어 하나의 중심이론으로 역할한 레닌의 노동운동론에 대해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여기서는 레닌의 노동운동론을 정리해 보는데 일단의 의의를 두고자한다.


몸   말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단계로 접어든 20세기 초, 국제 노동운동에는 제 2인터내셔날을 중심으로 한 수정주의자들이 노동운동을 개량주의, 노자협조주의로 타락시키려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었다. 이에 영향 받은 러시아의 경제주의자들은 「사회주의자 및 노동운동가들은 노동자대중의 꽁무니를 따라가야 하며 경제투쟁이 자연발생적으로 정치투쟁으로 전화할 것을 기다려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하였다.

 레닌은 이러한 주장을 논박하고 러시아의 노동운동을 올바로 발전시키기 위해 그의 노동운동론의 출발점이 되는 「대중의 자생성과 사회민주주의자의 의식성」의 문제를 명쾌하게 분석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자생성과 의식성」의 문제는 혁명활동에서의 노동조합의식과 사회민주주의의식의 문제로 제기된다. 즉 「노조를 통해 단결하고 고용주와 싸우고 정부에 적절한 노동입법을 위한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 조합주의적의식과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익이 현대의 정치․사회제도 전체와 타협할 수 없는 적대관계에 있다」는 사회민주주의(이하 사회주의)적 의식은 명확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이렇듯 조합주의적 의식이란 노동운동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게 된 의식이며 그것은 전면적이지는 않지만 자본과 노동의 대립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의식의 맹아인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운동이 자본주의의 타도를 목표로 하는 혁명적 운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그것은 사회주의의식을 갖고 노동운동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정치․사회체제와 도저히 화해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자계급의 이해가 대립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 사회주의 이론이며 이것은 노동운동이 발전한 결과로서 그 내부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된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이론은 노동운동을 발전시킨 것과 동일한 자본주의의 기본모순에 근거해 생겨난 것이지만, 노동운동의 발전과 병행해서 독자적으로 형명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주의의식이 노동운동과 결합할 때 비로소 노동운동은 「노동조합주의의식」에 인도되는 개량주의 운동, 즉 「노동조합주의투쟁」의 테두리를 넘어서서 혁명적 발전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닌이 이처럼 노동자계급 자신이 사회주의의식을 독자적으로 완성할 수 없다고 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의 물질적․정신적 조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나 사회주의의식이 노동운동과 결합할 수 있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생존조건상 사회주의를 자기의 사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 즉 잠재적 혁명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레닌은 당시 경제주의자들이 노동운동의 자생성을 예찬하면서 개량적노동조합투쟁에 머무는 것은 곧 노동운동에 부르주아 이데올로기가 침투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노동운동의 무의식적 성장은 조합주의적 형태를 취하며 조합주의는 부르주아에 대한 노동자계급의 정신적 노예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참된 노동자계급의식 즉 사회주의 정치의식은 어떠한 것인가? 레닌은 다음과 같은 네가지 측면을 밝혔다.

 첫째는, 그들의 조건을 향상시키고 해방을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자본가계급에 대항해 투쟁하는 것이라는 노동자들의 이해이다.

 둘째는, 모든 노동자들의 이해는 동일하며 그들 모두는 사회의 다른 모든 계급들에서 분리되어 하나의 계급을 구성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이며 셋째는, 노동자가 사회에서 권력을 획득할 가능성과 그 역사적 필연성을 자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프롤레타리아가 자기의 전위적 역할을 자각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회주의 의식은 당이라는 매개를 통해 결합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마르크스주의 노동운동 내부에서는 노동자계급의 자연발생적 투쟁이 어느 정도까지 혁명적 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항상 제기되어 왔다.

 이에 대해 레닌은 노조투쟁이 언제나 자생적으로 혁명으로 전화한다거나 경제투쟁만이 직접적이고 유일한 혁명의 수단이라는 상디칼리즘과는 명백히 다르며, 초기부터 노동자계급의 잠재적 혁명성에 주목하고 형명에서의 파업, 경제투쟁, 노조투쟁의 적극적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레닌이 주목한 것은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결합」의 중요성과 의미에 관한 문제이다. 여기에 있어서는 대체로 노조는 왜 경제투쟁과 함께 정치투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가 또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자각한 노동자는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집약된다.

 첫 번째 문제와 관련해 레닌은 마르크스가 기초한 「국제노동자협회」의 결의문을 인용해 경제투쟁과 노조의 의의와 한계를 지적하고 프롤레타리아의 계급투쟁은 정치투쟁과 경제투쟁의 결합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또한 결의문은 노조가 그들의 관심을 자본에 대한 직접투쟁에만 쏟거나 노동자계급의 전반적인 정치, 사회운동으로부터 유리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즉 노조들은 협소한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만 피억압 노동자들의 보편적 해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경제투쟁이란 「고용주에 대항해 노동력 판매의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집단적 투쟁이자, 노동자의 노동 및 생활조건의 개선을 위한 집단적 투쟁이다」

 이러한 경제투쟁은 자본주의 발전의 결과인 노동자대중의 생활조건에 기초해 전개되는 계급투쟁의 기초형태이다.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집단적 자기방어를 불러일으키며 경제투쟁은 계급의식의 각성과 사회주의 전파의 단초가 된다.

 레닌은 경제투쟁의 적극적 의의를 ①자본주의적 착취 전체의 의의와 본질을 이해하고 자본의 노동착취에 기초한 사회체제를 이해하게 되며②이러한 투쟁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조직하는 것을 배우며 조직의 필요성과 의의를 이해하게 되고③이러한 투쟁은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을 발전시킨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투쟁은 자본주의의 착취의 결과에 대한 투쟁일 뿐 원인에 대한 투쟁이 아니며, 경제투쟁의 단순한 반복만으로 자본주의 타도를 지향하는 사회주의적 의식과 그 의식에 인도된 정치투쟁이 자동적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 한계점으로 지적하였다.

 또한 정부에 대한 제도개선요구투쟁에 대해서도 이 투쟁이 정치투쟁의 최종목표를 향한 노동자계급의 예비적 조직화를 전제하는 동시에 노동자계급의 해방투쟁능력을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적극적 의의를 찾았다.

 그러나 그는 개량의 이중성을 분명히 하고 사회주의자가 개량을 위한 투쟁을 수행하는 원칙적입장을 다음과 같이 천명하였다. 「우리들도 개량을 위해 투쟁한다. 그러나 모든 방식으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사회주의적 방식으로만, 오직 혁명적 방식으로만 개량을 위해 투쟁한다.」이렇듯 그는 사회주의자가 기회주의자와 다른점은 그 개량을 변혁을 위한 정치투쟁의 목적에 종속시키는 점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그것을 구체적으로 관철하는 실제적인 면에서 개량을 일체거부하는 좌익기회주의자, 무정부주의자의 소아병적 태도를 단호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경제투쟁은 노동자대중의 정치투쟁과 올바르게 결합하는 것을 조건으로 할 때만 노동자의 상태를 영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참으로 계급적인 조직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노조가 정치투쟁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함은 노동자의 해방을 위해 당연하고 불가피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경제투쟁의 정치투쟁으로의 전화는 결코 자연발생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제투쟁이 사회변혁을 향한 정치투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위에 의한 의식적인 이론투쟁과 정치투쟁으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요컨대 수많은 경제투쟁이 되풀이 되고 난 후에 정치투쟁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투쟁과 더불어 그 초기부터 운동의 발전단계에 맞게 사회변혁을 향한 적절한 이론투쟁과 정치투쟁이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자각한 노동자, 예컨대 전위의 역할이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레닌은 이점에 대해 「사회주의자의 임무는 조합주의적 정치활동을 사회주의적 정치투쟁으로 전화시키는 것, 경제투쟁을 통해서 노동자 내부에서 생겨난 정치의식의 섬광을 이용해 사회주의적 정치의식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노조가 노동자계급의 대중조직이기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정치투쟁 경제투쟁을 결합시킬 수 없기에 이러한 지향을 목적의식적으로 추진할 임무는 자각한 노동자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중조직으로서의 노조와 전위조직으로서의 당이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레닌은 노동조합을 「사상, 신조, 정당지지에 관계없이 노동자의 요구에 기초해 단결하고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의 기본적 대중조직」이라고 정의하였다.

 한편 대중조직으로서 노조가 갖고 있는 조직상의 성격을 노동자계급의 전위조직(혁명가조직)과 대비시켜, 「...노동자조직은 노동조합조직이어야 하며, 가능한 한 광범위해야 하며, 조건이 허락하는 한 공개적이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혁명가조직은 제일 먼저 혁명활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 노동자와 지식인 간의 모든 차이는 소멸되어야만 한다. 이 조직은 지나치게 광범위해서는 안되며 가능한 한 비밀스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우익기회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 그는 이러한 주장은 노조를 부르주아지에게 내맡김으로써 노조로 하여금 계급투쟁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하였다. 동시에 「노조는 노동자의 자주적인 대중조직이기 때문에 노조로 노동자를 조직함에 있어 일정한 정치적 신조라든가 정당지지를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일관성 있게 주장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노조는 당파성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할 때 이는 조합원의 구성문제에 한정시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 노조조직이나 노조운동이 초계급적이라든가 당파성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당과 노조의 관계에 있어서 「노조의 중립성을 원칙으로 주장해서는 안되며 노동조합과 정당의 보다 긴밀한 접근을 유일하고 올바른 원칙」이라고 천명하였다.

 그러나 이는 그가 노조의 당에 대한 종속이나 그 한 형태로서 「일당지지」와 같은 방식을 주장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자의 조직적 위상을 엄격히 구분하면서 노조를 내부적에서 계급적으로 강화시킴으로써 당에 접근시키고 동조케 할 것, 당과 노조의 협력관계를 수립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따라서 그 구체적 방법으로 구상된 것이 「노조내에 당세포」를 조직하는 것이었다.

 또한 레닌은 조합의 운영 및 활동에 있어서 「단순한 승일을 요구해서는 안되고,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하여 내쫓아서도 안되며 우리의 선전 선동 및 조직활동 전체를 통해 한결같이 끈질기게 행해져야 한다」는 조합 민주주의 원칙을 제시했다.

 또 혁명적 노동자는 조합원의 계급적 자각을 강화하고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갖고 들어가야 하지만, 조합의 통일을 위해 조합의 결정을 당의 결정보다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동시에 혁명적 노동자는 개량주의자 지도부에 의해 지배된 반동적 노조에서도 이러한 원칙에 입각해 그 조합원 대중을 획들하기 위해 끈기있게 활동할 의무가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맺  음  말

 레닌은 노조를 기초로 한 노동운동이 노동자계급의 사회경제적 지위개선과 그 계급해방투쟁에서 독자적인 의미를 갖고 있음을 밝혔다. 동시에 그는 노동운동이 단순히 노동계급만의 부문운동으로서가 아니라 전체 변혁운동의 지렛대가 됨을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그에게 있어 노동운동에 관한 이론은 변혁이론의 가장 중심영역으로 위치 지워졌으며 그 타당성은 각국의 변혁운동사가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