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상권’을 강조하는 광고가 연일 보도되지만 최근 들어선 학교 앞 주변 쇼핑몰은 매장 입점 부족·방문객 저조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교 앞 ‘신촌 밀리오레’ 쇼핑몰은 개장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빈 매장이 많다. ‘신촌 밀리오레’쇼핑몰 1층은 10여 군데 이상이 빈 부스다. 학교와 가장 근접한 쇼핑몰 ‘파비’ 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1층만 매장이 차 있을 뿐 2층 음식점 한 곳, 지하 1층 횟집과 라운지 카페를 제외하고는 모두 빈 상태다. 3층부터 5층까지는 문을 잠근 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매장 부재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상가 공급의 과잉이다. 신촌 밀리오레의 경우 건물 내 매장 수가 1천개를 넘는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주변에 옷·잡화 등의 매장이 모두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매장을 수 백 개씩 채우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특히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점포 임대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상가분양정보사이트 ‘상가뉴스레이다’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쇼핑몰은 유사한 의류매장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층부로 갈수록 장사가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쇼핑몰을 찾는 고객 역시 드물다. 지난 15일(화) 오후6시경 파비를 방문한 결과, 1층 매장 고객은 총 8명 정도로 모두 자녀를 동반한 여성뿐 이었다. 밀리오레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신촌 밀리오레 매장주인 ㄱ씨는 “두 시간 동안 한 사람도 매장에 들르지 않은 적도 있다”며 가게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방문객이 적은 이유에 대해 “이대 앞 쇼핑몰이 인터넷 구매보다 가격이나 편리함에서 이점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지승(인문·07)씨는 “이대 앞 쇼핑몰 옷 가격이 동대문보다 싸지 않다”고 말했다. ㄴ(국문·06)씨는 “브랜드가 있는 백화점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쇼핑몰은 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대 앞 쇼핑몰은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 모두 고객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는 것이다.

또 의류·잡화 매장이 많아 차별성이 없는 것도 방문객이 적은 이유다. 현재 이대 앞에는 옷이나 액세서리 는 전체 500여개 업소 중 약 40%를 차지할 만큼 많다. 이레이(사생·05)씨는 “이대 앞은 디자인과 가격이 같은 옷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고 말했다. 이대역 주변에 이미 옷가게가 다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의류 매장이 모인 쇼핑몰에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당초 신촌 밀리오레의 경우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 들어서기 때문에 방문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견됐다. 영화를 보러온 관람객들이 대기시간이나 영화 관람후 쇼핑을 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영화관 입점이 쇼핑몰 고객 유치와 크게 연결 되고 있지 않다.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영화도 보고 쇼핑을 할 만큼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용산 스페이스 나인 쇼핑몰의 경우 CGV영화관이 입점했지만 쇼핑몰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개장을 앞둔 쇼핑몰‘메르체’와‘Yes! apM’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현재 건물을 짓고 있는 두 곳은 분양이 거의 마감된 상태다. 그러나 두 곳 역시 분양된 곳을 임대해 가게를 차리는 매수인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땅 값이 비싸 임대료가 높고 실제 쇼핑몰 내에 개업 할 사람보다 매장 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대역 주변은 높은 임대료와 권리금 때문에 초기 시설투자비용이 큰 지역이라 실제로 주요 상권일지라도 투자자에게 부담이 된다.

현재 상황으로는 수익률을 보장하기도 어렵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점포 수가 수요보다 많고, 이대역 주변에 의류매장이 많은 상황에서 의류·잡화 쇼핑몰은 큰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정미현 선임연구원은 “이대 앞 쇼핑몰이 동대문 보다 옷가격이 높고 건물 임대료도 비싸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쇼핑몰 이용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학생들은 반기는 반응이다. 백선영(경제·06)씨는 “학교 앞 쇼핑몰은 이용하지 않는다”며 “쇼핑몰로 인해 학교 앞이 복잡해 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소연(정외·02)씨도 “새로 쇼핑몰이 개장해도 이용하지 않겠다”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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