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훈련Ⅱ'수업서 시작…엘리베이터 한 줄 서기 등 자리 잡아

사진 : 주은진 기자
‘엘리베이터 한 줄서기’·‘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이는 학생들 스스로 주도한 캠페인을 통해 정착한 문화다. 지금은 모든 이화인이 익숙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학생들이 주도한 두 캠페인은 일회성에 그치치 않고 학내 새로운 문화 조성으로 이어졌다. 이번 학기에도 좌측통행하기·교실에서 음식물 먹지 않기 등 학생들이 주체가 된 캠페인이 하나 둘 씩 이화를 바꾸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한 캠페인이 질서 문화 바꾸는 중

오늘도 이화­포스코관(포관) 지하1층 엘리베이터 앞은 한 줄 서기가 한창이다. “재작년 까지만 해도 엘리베이터 앞이 사람들로 혼잡했는데 이젠 한 줄로 서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사용이 편리해졌어요.” 이은영(물리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질서정연해진 포관이 한줄서기 덕분이라고 말했다. 포관의 한 줄서기 문화는 작년 1학기 부터 시작된 ‘엘리베이터 한줄서기’캠페인을 통해 실현됐다.
 
남은 음료와 음식 국물을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통’ 역시 작년 캠페인을 통해 생긴 변화다. 쓰레기통 위에 놓인 작은 음식물 쓰레기통은 남은 음료수나 라면 국물을 화장실 변기에 버려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해 줬다.

두 캠페인은 사회영역 교양수업인 ‘리더십 훈련Ⅱ’의 수업과제 ‘Social Action Project’로 시작됐다. 이 과제는 교내외 특정 사회 문제를 주제로 학생들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활동이다.

‘음식물 쓰레기통’ 캠페인은 포관에서 처음 시행된 후 생활관·학관 등 다양한 범위로 확산되고 있다. 생활관 조선례 미화원은 “쓰레기통에 남은 음료수나 국물을 버리면 옆으로 오물이 새거나 악취가 나는 문제가 있었다”며 “학생들이 이제는 음료수를 따로 버려 청소하기가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한 학기 과제로 시행된 캠페인은 1년째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 수업을 진행하는 경력개발센터 강진 연구원은 “이 캠페인의 성공요인은 운동 주제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일치했기 때문”고 설명했다. 캠페인을 주도한 학생들은 이화인들이 해결의 필요성을 느끼는 문제에 대해 사전 조사를 진행했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제안한 김정원(법학·02)씨는 “설문조사를 했을 때 약 80%가 동의했고, 미화원분들과 교직원에게도 의견을 받은 후에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캠페인 파급효과를 키우는 방법이다. 조정은 전 사회대 공동대표는 “엘리베이터 한 줄서기 캠페인은 사회대 학생회가 함께 캠페인에 동참하고 사회대 행정실에서 물품 지원을 하는 등 협조를 받아 활동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이 잘 조성되지 못하거나 시행기간이 짧을 경우에는 캠페인이 실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캠페인 역시 운동 이후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1회용 컵 사용 줄이기나 멘토링캠페인이 그 예다. 경력개발센터 강진 연구원은 “1회용 컵 이용을 자제하자는 안건을 학생처에 제안해 올해 신입생 선물은 텀블러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멘토링 제도 역시 학생들의 제안으로 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질서 바로잡기에서 더 나아간 사회적 캠페인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새로운 캠페인은 현재도 계속 시행되고 있다.“당신의 한걸음 빛나는 이화! 한 줄서기를 지킵시다”오시현(영문·03)씨는 계단 좌측 통행 운동을 위해 쉬는 시간 포관 지하 1층 계단에서 구호를 외친다. 이 팀은 좌측운동이 잘 지켜지면 포관 지하에서 1층까지는 17초가 걸리고 2층까지는 49초면 도착할 수 있다는 실험 자료를 토대로 홍보 중이다.

이전까지 없던 폐휴지함을 직접 만들어 배치한 팀도 있다. 신윤아(국제·04)씨는 “종이·신문·잡지 등을 따로 모으기 위해 폐휴지함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또 수업시간에 음식물을 먹지 말자는 운동과 복잡한 강의실 출입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방안 등 다양한 캠페인이 있다.

학문관에서는 ‘심플 라이프(Simple Life)’운동도 열리고 있다. 이는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생활 약속 하나를 정하고 그것을 평생동안 지키는 운동으로 ‘대학생 사람연대’ 에서 주최했다. 우리학교 활동을 진행하는 박민영(경제·06)씨는 “개인의 약속이 대중운동으로 확장 돼 사회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나는 한 끼 식사에 만원 이상 쓰지 않겠다’·‘나는 레포트를 베끼지 않겠다’ 등 개인의 결심을 적으면 된다. 

학내에서 진행되는 캠페인에 대한 학내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연주(언론·05)씨는 “평소에 불편하던 문제가 캠페인을 통해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아름(통계·05)씨는 “지금 진행중인 캠페인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력개발센터 강진 연구원은 “이화인 개인의 문제에만 국한하는 운동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 등 더욱 사회적인 활동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순히 한 두 사람만의 운동이 아니라 이화인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변화의 주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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