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주요 4개 대학·한국일보 공동취재- 지방출신 대학생, 생활고 조사

지방에서 서울로 진학한 대학생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72만3천원이며, 주거비가 생활비의 42%로 생활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를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학생들도 응답자의 절반이 넘었다.

이는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공부하는 학생들의 생활비’를 주제로 서울지역 6개 대학(우리학교·고려대·서울대·연세대·한국외대·한양대) 학부생 총 14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화인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평균 90만7천원으로 6개 대학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외대가 68만8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한달 생활비로 150만원 이상 지출하는 학생도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6개 대학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항목은 집값으로, 평균 30만원을 주거비용으로 사용됐다.  우리학교의 경우, 생활비의 40%인 약 36만3천원이 집값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방 학생들의 거주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서울 유학길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산에 사는 ㄱ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서울로 대학진학을 계획했다. 그러나 부모님이 비싼 생활비와 하숙비를 이유로 반대 했고, 결국 부산대에 진학했다.

생활비가 교통비보다 훨씬 부담되기 때문에 청주에서 서울로 통학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에 교류학생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경북대 박희석씨는 왕복 5시간 거리를 움직인다. 그는 서울에서 거주하면 한 달에 40여 만원이상 들기 때문에 오히려 교통비가 싸다는 입장이다.
    
생활비를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학생 비율은 평균 57.04%로 나타났다. 연세대가 73.6%로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서울대는 45.5%로 가장 낮았다. 우리학교는 46.15%의 학생이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지한다고 답했다.

생활비를 부모님께 의존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는 이에 대해 부모님께 죄송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한 달 평균 80만원을 생활비로 사용하는 박혜민(조예·07)씨는 “기숙사비를 포함해 생활비 모두를 부모님께 받고 있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김대현(법학·06)씨도 “아직도 부모님께 경제적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고 답했다.
생활비의 일부를 부모님께 의존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이는 과외나 아르바이트만으로는 비싼 집값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세대 이호진(인문·06)씨는 “과외로 한 달에 40만원을 벌지만 하숙비를 포함한 생활비 75만원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생활비 중 한 달 평균 통신비와 유흥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총 응답자의 평균 통신비는 6만4천원으로 나타났으며, 우리학교 학생들의 통신비는 평균 7만원이다. 연세대가 8만2천원으로 가장 높았고, 고려대가 5만원으로 한 달 평균 통신비가 가장 낮았다.

6개 대학 학생들의 평균 유흥비는 10만7천원이었고, 서울대 학생들의 유흥비(12만6천원)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한 달 평균 유흥비는 12만2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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