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연구원 한국학 포럼 파스칼 교수 논문 발표

사진 : 주은진 기자
Grotte Pascal(그럿트 파스칼) 교수(번역학과)가 한국문화연구원 한국학 포럼에서 고종의 외교정책이 주체적이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국학 포럼은 10일(목) 인문대 교수연구관 108호에서 열렸다.

파스칼 교수는‘한국 외교정책 속의 프랑스(1866~1906)’라는 주제로 구한말 조선과 프랑스의 외교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구한말 조선은 영국·일본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러시아와 외교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이 1886년 조불수호조약이 맺어진 이후 20년 간 프랑스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영국·일본 세력을 견제하고, 서해안의 경제 발전을 이룩하려 했다고 말했다.

파스칼 교수는 특히 그간의 역사적인 평가와는 달리 고종이 능력있는 군주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종은 외국에서 돈을 빌려오는 차관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철도 부설권·채굴권 등의 산업권을 외국에 주는 방법으로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추구했다”며 고종의 전략적인 외교관계 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구한말 산업권을 외국에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견해와 차별화된 것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고종의 외교방식에는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 있었다고 보는 것도 파스칼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고종이 영국을 견제하고자 전환국·기기국에 투자할 금액을 프랑스와 협상한 점, 영국·일본이 한반도를 넘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앙숙인 프랑스에 경의선 부설권을 허락한 점 등을 설명했다.

일본에게 주권을 뺏긴 한일협상조약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파스칼 교수는 고종이 필사적으로 이 조약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대한제국을 멸망시킬 조건을 허락 할 바에야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고종의 말이 담긴 프랑스 외무부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이어 파스칼 교수는 고종이 ‘위성형 외교망’을 통해 각 공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에는 경운궁을 중심으로 영국·미국·러시아·프랑스 공관과 호텔들이 배치됐으며 각 공관에는 궁에서 파견된 통역사들이 주재했다. 그는 청동호텔의 관리인이던 손탁양의 ‘모든 일을 순조롭게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폐하께 전해달라’는 편지도 근거로 들었다.

이 외에 각 나라의 사료를 종합해 봤을 때 고종에 대한 현재 평가는 왜곡됐다는 점·고종의 능력이 여러 나라의 침략으로 인해 발휘되지 못한 점·한일협상조약의 무효를 인정받기 위해 고종황제 세력이 외국 대표 신문에 기사를 발행시킨 점 등에 대해서도 말했다.
 
포럼에 참가한 최효진(사학·04)씨는 “고종은 무능력한 왕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수님의 발표를 통해 외교정책 등 군주로서의 적극적인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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