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의 성실함 돋보였지만 문학적 형상화에 대한 고민은 부족
취재의 성실함 돋보였지만 문학적 형상화에 대한 고민은 부족
  • 이대학보
  • 승인 2007.0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사평-김미현(이화여대 국어국문학 전공 교수)

제1회 글빛 문학사의 투고작이 총 1편인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생으로서 장편 소설을 쓰는 일의 지난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하기야 기성문단에서도 장편소설의 부진을 한국문학의 취약점이자 문제점으로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다.

이런 맥락에서 시도 자체가 유의미한 투고작 <내사랑 숙자씨>는 발랄한 제목과는 달리 진중한 주제와 안정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IMF 이후의 한국 경제 현실과 노숙자 문제를 연결시키고, 그들의 다시서기의 과정을 인간의 실존 문제와 연결시키는 수준이 오랜 습작의 시간들을 가늠하게 했다. 노숙자들의 일상생활이나 성프란시스 대학 인문학 과정·쉼터·다시서기 센터 등의 디테일에서 취재의 성실함도 돋보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주제의식이 앞서서 ‘인간극장’류의 휴먼 다큐멘터리 같은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그래서 ‘소설’이라는 문학적 형상화 방식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으며, ‘장편’소설로서의 서사적 갈등이나 스케일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이쉬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평면적 구성도 소설을 읽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이에 오랜 고민 끝에 올해에는 ‘수상작 없음’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런 결정이 의욕적으로 시작한 글빛 문학상의 의의나, 내년도 투고자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미현(이화여대 국어국문학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