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외국인교수 1호, 시앙 바이 첸시앙 바이 첸(Xiang bai Chen)교수(물리학 전공)

물리학과에 외국인 교수 1호가 탄생했다. 시앙 바이 첸(Xiang bai Chen)교수(물리학 전공)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연구교수나 교환교수는 많았지만 외국인 전임교수는 처음이다.

 

그의 첫인상은 교수라기 보다 ‘오빠’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기자를 마중나온 교수를 쉽게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다. 스물 아홉 살에다 동안인 새내기 교수이기 때문이다. 첸 교수는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지 않는 중국 출신인데다 학교를 조기 졸업해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됐다.

 

이쯤 되면 초짜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않다. 첸 교수는 박사과정 당시 미국 아이다호(Idaho)대학에서 강의 경험을 쌓아 학생들 앞에 서는데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20대 나이와 부드러운 말투를 지닌 덕에 초면에도 친숙한 느낌을 준다. 훤칠한 키에 양복과 얇은 안경테가 잘 어울리는 그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레이디 퍼스트(숙녀 먼저)’라는 자세를 취할 만큼 매너가 있다.자신이 터프한 사람은 못된다고 말한 첸 교수는 자신을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화와 인연이 닿은 것은 세계적인 물리학 웹사이트(www.aps.org) 미국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에서다. 당시 사이트 공지사항란에서 본교 교수 모집 글을 보고 지원한 것이다. 첸 교수는 중국이 한국과 가깝기 때문에 한국행을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직장은 집에서 가까운 데로 잡고 싶었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시앙 바이 첸 교수에게 여자대학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여자가 무척이나 많네요∼” 본교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느낌이다. “한국에는 여대가 몇개나 있어요?”라며 관심을 갖고 묻는다. 중국에는 여자대학은 단 한 곳뿐이어서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학과에 남자 교수가 많고 교환학생들도 이미 사귀었다며 여대라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 대학의 모습이 중국과 매우 유사해 빨리 적응하고 있다.

 

첸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분자생명공학부 1학년과 약대생·환경공학과생을 만나‘일반물리학I’·‘일반물리학실험I’을 강의한다. 요즘 그의 최대 관심사는 학생들이 어떤 방식의 강의를 좋아하는가이다. 학생들이 듣고 싶어하는 강의를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화에서 첫 학기를 맞는 그에게 또 다른 묘미가 있다면 EGPP 학생들과의 만남이다. 본교 장학생으로 온 EGPP 학생 중 대학원 과정 2명이 첸 교수 실험 교과목 조교를 맡았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과 3세계 학생들을 한 곳에서 만나 그는 감회가 더욱 새롭다.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중국인 교수에 EGPP 조교들이 진행하는 수업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이화인들이 똑똑하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들었어요.”그는 이화인들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로써 첸 교수의 생애 첫 대학 제자는 이국땅 이화인이 됐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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