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에는 고발 기사가 빠지지 않고 실린다. 고발이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잘못이나 비리 따위를 드러내어 알린다는 뜻이다. 기자가 고발 기사를 쓰는 이유는 문제를 독자에게 알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고발 기사의 존재 이유는 궁극적으로 문제의 ‘해결’이다.


희한하게도 학보에는 같은 내용의 고발 기사가 매 학기 반복된다.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으레 발생하는 수강신청 홈페이지 서버문제가 바로 그 예다. 지난 2월15일(월) 자 ‘수강신청 4분지연, 우왕좌왕’과 9월4일(월) 자 ‘수강신청 또 말썽’에서는 수강신청 홈페이지 서버가 느려져 신청을 하는 데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을 흡사하게 다뤘다. 비슷한 예로 2005년 10월4일(월) 자 ‘사이버캠퍼스, 다운되면 속수무책’ 역시 고발 대상이 사이버캠퍼스라는 것 외에는 차이점이 없었다.


실제로 10번이 넘게 사이버캠퍼스 홈페이지 서버에 대한 고발기사가 보도됐다. 그 때마다 학교 측도 서버 다운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이버캠퍼스 서버가 다운됐다는 글은 연중 행사처럼 계속 올라온다.


이 외에 저조한 투표율도 매년 지적하지만 개선되지 않는 고발 중 하나다. 2004년 11월 29일(월) 자 ‘무관심 속에 버려진 소중한 한표’기사는 2005년 11월28일(월)‘투표 좀 해주세요’기사와 거의 다르지 않았다. 두 기사 모두 학생대표 선거 투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해 연장 투표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고발기사를 읽고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고발 기사는 사실을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학보를 통해 ‘당장 홈페이지 서버를 복귀시키겠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던 각종 취재원들의 약속도 반복된다. 약속을 지키겠다던 말이 무색할 만큼 홈페이지 서버 문제는 빈번하고 학생회의 투표율도 여전히 저조하다.


고발이 고발에 그쳐서는 안된다. 고발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취재원들의 약속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 문제를 알리는 고발기사가 아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고발 기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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