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은 사회가 만든 개념입니다. 빈곤층에게도 신용을 줄 때 빈곤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빈곤층을 위한 그라민(Grameen) 은행을 세워 2006 노벨평화상과 제8회 서울평화상을 받은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박사(경제학 전공)가 초청 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누스 박사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빈곤 없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20일(금) 이화삼성교육문화관 대강당 강단에 올랐다.

유누스 박사는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을 도입한 그라민 은행의 창시자다. 이 제도는 무담보·무보증으로 소액을 대출해 저소득층의 창업을 돕는 것이다. 빈민에게 유리하도록 설립된 은행으로는 세계 최초다. 그라민 은행 고객은 현재 660만 명으로 이 중 58%가 최고빈곤층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는 “내가 국가 경제 전체를 일으키는 것은 힘들지만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은 할 수 있다”며 작은 실천이 사회를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빈곤을 없애기 위해서는 수십억의 국가 예산보다 빈곤층에 대한 우리의 선입관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은행의 성공요인으로는 ‘일반 은행 제도와 반대로’ 운영한 점을 꼽았다. 일반 은행의 제도가 대부분 ‘돈 많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점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그라민 은행은 창립 초기부터 대출인원의 50%를 여성에게 할당했다. 처음에는 참여율이 낮았지만 점차 대출받는 여성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유누스 박사는 “우리 은행을 통해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관여할 수 있게 됐고 자국 내 여권신장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그라민 은행이 전 세계 빈곤층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히며 강연을 끝맺었다.
강연회에 참가한 김샛별(정외·2)씨는 “국가에서도 해결 못한 빈민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유누스 박사의 실천이 감명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누스 박사는 1972년 방글라데시 치타공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활동했고 1983년 그라민 은행 총재를 맡았다. 수상경력으로는 ‘2006년 노벨평화상’·‘제8회 서울평화상(2006)’을 비롯해 ‘세계식량상(1994)’·‘시드니 평화상(199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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