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꿈꾸시나요? “예”
‘정치인’은 요즘 여대생들 사이에서 뜨고 있는 직업이다. 본사가 22일(수)∼24일(금) 정치외교학과(정외과) 전공수업을 수강하는 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65%의 학생이 정치계로의 진로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본교의 일만은 아니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가 지난 8월, 300명의 정외과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90%가 정치인의 길을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여대생들의 정치인에 대한 관심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정치활동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8월 개최된 열린우리당의 ‘여대생정치리더십캠프’에는 93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정치캠프에서는 각 당의 의원을 비롯, 한국리더십센터 이석휘 팀장 등 다양한 사람들의 강연과 여성의 일·문화·복지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뤄진다. 여세연의 정치리더십캠프에도 매번 지원자가 많아 4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국정감사·의정 활동 모니터를 하는 학생도 매 기 마다 30∼40여 명이다. 본사 설문조사에서도 정치인을 장래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는 본교 65명의 학생 중 63명은 정치관련 수업·특강 등을 듣고 있으며 특정기관의 정치 아카데미 등의 행사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민단체나 각종 NGO 등에서의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도 30명이나 됐다. 김지연(법대·4)씨는 “정치캠프나 아카데미 등에서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니 실제 정치인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정치인에 대한 관심은 비단 ‘정치외교학과’ 학생 뿐만이 아니다. 본사 설문조사에서 정치계로 진출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과는 행정·국문·경영·생명과학·국제학과 등 다양했다. 국회인턴을 하고 있는 송미정(소인·05년졸)씨는 “정치계로의 진로를 과에 국한해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정치관련 행사에 많이 참여하는 등 외부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취업으로 바로 연결짓는 학생은 많지 않다. 본사 설문조사 결과 정치인을 진로로 생각해 본 적 있다는 답변이 65%인데 반해 실제 졸업 후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학생은 40%였다. 여세연의 설문 결과에서도 ‘관심이 있다’고 답한 90%의 응답자 중 실제 졸업 후 정치인을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10.8%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여세연 목소영 기획부장은 학생들이 정치인을 국회의원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실제 정치인들이 졸업 후 바로 정치계로 입문하기보다 사회경험을 쌓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방의원이 유급제가 되고 여성들의 정치참여도 증가하고 있어 정치인을 직업으로 보는 학생들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여대생들의 정치적 관심은 주목할 만하다. 정치인에 대한 여대생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역할모델이 될 만한 여성정치인의 수의 증가다. 299명의 국회의원 중 여성국회의원은 15대에 9명(3.01%), 16대에 16명(5.86%), 현재 재직 중인 17대는 39명(13%)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를 비롯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근혜 의원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여성정치인 모델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목 기획부장은 “요즘은 20대 정치인도 하나 둘 당선되고 있어 취업으로 정치인을 생각하는 여대생들에게 좋은 역할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의 활성화가 여대생들의 관심을 높였다는 의견도 있다. 본교 허라금 교수(여성학 전공)는 “지방의회가 생활정치의 맥락으로 활성화되면서 많은 여성들이 참여해 의제를 내고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여대생들에게 정치를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의 분위기 변화도 이유다. 최근 국회가 남성중심적 분위기에서 벗어나 민주적 분위기와 합리적인 일처리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여성도 정치계에서 소신껏 활동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강지현 정책비서(정외·06년졸)는 “여성에게 있어 정치계는 ‘블루오션’”이라며 도전만 한다면 정치인으로서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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