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기말고사 채점기간인데 온라인에서 이러고 계셔도 괜찮아요?”
강의를 위해 만든 프리챌(freechal.com) 커뮤니티에 접속한 교수에게 학생이 쪽지를 보냈다. 나은진 교수(국문학 전공)는 “접속만 했을 뿐인데 오히려 학생들이 걱정을 하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온라인 매체를 통해 교수·학생의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시대다. 교수들은 인터넷 세대인 이화인들과 사이버캠퍼스·카페·블로그 뿐 아니라 미니홈피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하고 있다. 인터넷 시대가 가져온 온라인 소통은 학내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 온라인 활동은 Win­Win 작용
온라인 소통로는 한 주에 두 번 뿐인 오프라인 수업의 부족한 점을 보충해 준다. 특히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를 알 수 있어 온라인을 통해 피드백이 이뤄지고 있다. 허명 교수(과학교육 전공)는 “대형 강의를 하면 학생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데 온라인은 시·공간을 초월해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교수는 편리함을 얻고, 학생은 학습 증진의 일석이조 효과도 누린다. 백소영 강사(기독교학 전공)는 “학생들의 온라인 참여도와 성적이 비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의 경우 네이버 카페(cafe.naver.com)를 이용한 다음부턴 과제·시험 등의 공지사항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었고, 다음시간 수업 내용을 학생들에게 미리 전달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 당혹스러운 이메일 대응책
이메일로 소통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무리한 부탁을 하기도 한다. 2월21일(화)자 뉴욕타임즈(The Newyork Times)는 미국 대학생들이 교수에게 시시콜콜한 사항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수업에 빠졌는데 강의노트를 빌려달라’거나 ‘신입생인데 노트를 사야하는갗등의 내용까지 있었다.

본교 교수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함인희 교수(사회학 전공)는 “‘교수님 노트 좀 보여주세요’라거나 쉬운 단어를 물어보는 학생 등 초기에는 당황스러운 메일도 간혹 있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강의 첫날 학생들에게 ‘교수와 논할 사항인지 아닌지 판단한 후 이메일을 이용하라’며 미리 알린다고 전했다. 한편 ‘과학의 지형도’를 강의하는 고인석 교수(과학철학 전공)는 단순히 수업시간 내용을 반복해달라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 원칙을 세워 답한다고 말했다.

◆ ‘숨겨논 딸’과 ‘몸짱’ 교수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다보니 재미있는 사건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허명 교수는 “한 학생이 미니홈피 일촌명에 ‘숨겨논 딸’이라 설정해 이를 본 사람들이 놀라 사실여부를 묻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학생은 ‘몸짱’을 제 일촌명으로 정해 부끄러웠던 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학생이 다녀간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지난 주 강의자료는 조회수가 700이 넘었다.

◆ 실명이 더 좋아요
온라인 매체를 더욱 잘 사용하기 위해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을 말했다. 고인석 교수는 “이메일을 보낼 때 이름을 밝혀야 일처리가 쉽다”며 “요즘 학생들은 익명게시판을 훨씬 더 선호하는데 실명공개를 두려워 하지말라”고 전했다. ?
학생들은 교수에게 질문할 때 이름 공개를 꺼려하곤 한다. 그러나 백소영 강사는 “어떤 질문이든 일단 알려고 하는 학생은 모두 예뻐 보인다”며 “질문을 익명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나은진 교수는 “인터넷 모바일 세대들은 휴대폰 문자를 이용하다 보니 답장이 바로 오지 않을 때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들은 메일의 답장을 조급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고인석 교수는 “학생 중에는 다음날 처리해야 할 내용을 전날밤에 이메일로 보내 놓고 답장이 오지 않는다고 초조해하는 경우도 있다”며 메일은 미리 보내야 확인과 처리가 쉽다고 전했다.

또 자신이 해야 할일을 부탁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나은진 교수는 “교수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되, 학생이 교수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과 자기 할 일을 미루는 것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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