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낙태·안락사·난자채취 등 생명윤리에 관해 공부할 이화인을 모집합니다’

 3월, 이화 곳곳에 붙을 공고의 일부다.

생명윤리에 관심 있는 이화인들의 학구열을 채워줄 곳은 바로 생명윤리법정책연구소(연구소). 3월 공고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모집되면 2주에 한 번 외부 전문가와 함께 생명윤리에 관한 여러 이슈들에 대해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학부생·대학원생 상관없이 이화인이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황우석박사 연구팀의 연구원 난자채취 사건 전까지 음지에 묻혀 있던 ‘생명윤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본교에서도 지난해 8월 생명윤리법정책연구소가 설립됐다. 연구소의 임무는 생명과학연구자들과 시민들에게 생명윤리에 대해 알리고 이와 관련한 법과 정책에 대해 연구하는 것.

 연구소의 2006년 첫 과제는 생명과학연구자들을 위한 교육교재 만들기. 포항공대 사이온(SciON)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명 과학연구자 10명 중 8명이 국제 생명윤리 규범인 헬싱키선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명 중 한명은 생명공학 실험과 관련한 윤리교육을 한번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생명윤리는 생명과학 연구자들에게 있어 가깝지만 낯설다.

생명과학연구자들을 위한 교육지침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 연구소 이정념 연구원은 “인간의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에 관한 규정을 비롯 동물실험시 지켜야 할 동물 연구 윤리에 관한 내용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생명에 관한 국내외의 보편적인 생명윤리 선언도 기록된다. 특히 인간의 생명과 가장 밀접한 줄기세포연구자용 교육교재는 2006년 상반기에 제작을 완료해 교육 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생명과학을 직접 접하는 연구자가 생명윤리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계획된 것”이라며 “지금은 연구자들만 대상으로 하지만 점차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생명윤리에 관한 심포지움도 놓칠 수 없다. 연구소는 지난 10월 난자기증과 여성인권, 생명윤리 등 난자기증과 관련한 심포지움을 주최해 이화인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어 이번 심포지움도 많은 관심을 모을것으로 예상된다. 동물의 간, 심장, 신장 등의 기관이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과 생명윤리법과 정책 등에 대한 주제로 열릴 이번 국내 심포지움은 1학기에 2번, 2학기에 2번 총 4번 본교에서 진행된다. 이 연구원은 “유네스코, 보건사업진흥원등과 함께 3번의 국제 심포지움도 개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학생들을 위한 세미나와 수업이다. 매 학기 110여 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는 ‘생명윤리와 법’교양 수업은 연구소의 연구위원인 김현철(법학 전공)교수와 권복규(의료윤리학 전공)교수가 맡는다. 또 이번 학기부터 이화인과 함께하는 생명윤리 세미나도 진행된다. 김현철 교수는 “생명윤리에 관심있는 이화인을 모집해 외부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는 세미나도 예정돼있다”며 “줄기세포·난자뿐만아니라 낙태·인공생식·안락사·장기이식 등 생명윤리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토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연구소는 생명윤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개정안에 관한 법률상의 이의 제기 뿐 아니라 난자와 줄기세포 등에 관한 해외 관련자료 수집 및 분석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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