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돌아다니는 ‘20대에게 고하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혹은 새벽2시 무렵 라디오 DJ로부터 고민 상담을 속시원하게 받아본 적이 있는가. 이 같은 경험이 있다면 당신은 머릿속에 바로 남궁연씨가 떠오를 것이다.

친절하게도 기자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그는 낯설어하는 우리에게 농담을 건네며 편하게 대해주었다. 예쁜 향초들이 불을 밝히는 그의 작업실에서 그와 마주보고 앉아있자니 긴장했던 마음이 금새 풀어진다.

이화인들이 친척처럼 편하다는 남궁연씨는 우리 학교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다. 이화유치원과 이화여대부속고등학교를 나왔다는 그는 심지어 “내가 이화여대 수영장 남자 수강생 1호야”라고 말할 정도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3년 동안 우리 학교 대강당에서 채플을 듣기도 했다. 마음에 품고 있는 은사 역시 우리 학교 전 교목실장인 김흥호씨라며 그가 쓴 ‘길을 찾은 사람들’이란 책을 추천했다.

그는 우리 학교 정문 앞의 상업화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여대 앞에 상권이 발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말하기도.

요즘 대학 강연으로 하루 하루가 바쁘다는 그는 방황하는 20대에게 대체 무슨 얘길 해주고 싶은 걸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혼자서 속앓이 해야 하는 20대의 고민들. 그는 이런 인생의 문제들을 들어주고, 조언해주기 위해 대학을 ‘순례’한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열심히 준비해 간 질문지는 더이상 필요가 없어졌다.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의 만남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풀리지 않았던 청춘의 고민을 그에게 조심스레 털어놓자, 그는 즉시 단순 명료한 답을 거침없이 던진다. 그것은 지루한 설교와 고리타분한 조언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대답이었다.

‘인생의 초보자’ 나 다름없는 우리 20대들에게 남궁연씨처럼 편한 ‘막내 삼촌’이 한 명씩 있다면 어떨까. 그러기에 오늘도 그는 이 시대의 ‘조카들’을 위해 마이크에 입을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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