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광활한 대륙을 가진 중국 그리고 가깝지만 먼나라 일본. 이화인들에게 이들 세 주변국의 이미지와 우리나라와 관련된 사안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설문조사 결과 약간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세 국가에 대한 적대적 혹은 친밀한 성향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다수 이화인들이 미국(58.8%)·일본(59.4%)·중국(75.9%)의 이미지에 대해 ‘그저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 학기 ‘국제관계의 이해’를 강의했던 자유기업원 이춘근 부원장은 “자국의 국력이 약할 때, 타국을 미워하거나 좋아하는 경향이 드러난다”며 “이는 이화인들이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계에 대해 ‘경제·군사적으로 종속된 상황(82.1%)’을 선택한 답변이 ‘우방으로써 우리와 친밀한 관계(12%)’보다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했다. 주한 미군 주둔에 대해서는 32.3%(250명)의 이화인들이 찬성했고, 26.5%(205명)가 반대 의사를 표시해 찬반 의견이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또 전체 응답자의 39.1%(303명)는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에 이춘근 부원장은 “최근 들어 나타난 젊은층의 보수화·개인주의 경향이 이같은 결과를 도출한 듯하다”고 추측했다.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에 대해 이화인들은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과 관련된 과거사 진상 규명은 대다수의 응답자가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74.4%)’고 답했고, ‘민간 차원의 지속적인 운동이 필요하다(18.9%)’는 의견이 그 뒤를 따랐다. 현재 우리와 일본 사이에 쟁점이 되고 있는 역사 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은 전체의 89.6%(698명)가 ‘비윤리적인 행태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답(86.2%)이 가장 많이 나왔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미·일·중과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질문에는 70.3%(543명)·77.8%(605명)·59.9%(466명)의 많은 이화인들이 ‘일정한 외교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답했다. 이 중 주목할 만한 결과는 미국(25.1%)과 일본(20.1%)에 비해 중국(36.5%)과 ‘우방으로써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응답이 비교적 높게 나온 점이다. 이에 대해 이춘근 부원장은 “역사적으로 중국이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줬지만, 반미·반일 감정에 대한 반작용으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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