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9일(월) 이화 구조개혁 추진 기본 모형(가안)이 알려졌다. 이번 구조개혁은 대학 및 학과 편제의 개편·학부대학 추진계획 및 대학편제 개편 등 굵직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구조개혁이 진행될 경우 학생, 교수 등 이화 구성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개혁은 특정 단대 폐지 등의 문제도 포함하고 있어 이해 당사자들의 민감한 반응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 8월29일(월)·9월2일(금)에는 학교 관계자들과 학생대표가 이번 구조개혁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가 두 차례 진행됐다.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 양측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가 진행되는 동안 양측은 서로의 입장만을 피력했다. 학생측은 구조개혁 건을 논의하는 과정에 있어 학생의 의견 수렴이 없었다는 점과 구조개혁 내용을 미리 공지하지 않은 점이 유감이라고 연속 강조했다. 한편 학교측은 구조개혁이 학교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득이 된다는 점과 더불어 아직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아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양측의 질문과 답변은 계속 어긋났고 일부 참여자의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소통 장애는 쌍방이 갖고 있는 정보의 불균형에서 초래된다. 정보 교환이 활발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한 쪽이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다른 한 쪽에서는 불신과 의혹이 커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불신은 역설적으로 또 다른 소통의 부재를 낳는다. 결국 소통 장애가 또 다른 소통 장애를 양산하는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앞선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 학생은 학교가 모든 정보를 학생과 공유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학교는 확정된 것에 대한 발표를 제외하곤 정보를 밝히길 꺼려했다. 서로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학생측과 학교측은 현재 이런 소통 장애 악순환의 중심에 있다.

구조개혁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 믿지 못하겠다고 쉽사리 덮어버릴 수도, 믿지 못하겠다고 의견 수렴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일 수도 없다. 이제 서로를 믿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소모적인 논쟁을 되풀이하기보다 양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이 던져진 문제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요구할 줄 알면서도, 학교의 방침에 믿음을 보낼 수 있는 학생을 기대한다. 또한 원론적인 이야기들로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진행 중인 정책을 투명하게 설명하고 학생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학교 당국의 태도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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