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를 중심으로 이름부터 생소한 이색적인 학과들이 줄이어 신설돼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서울대학의 시계주얼리과·창신대학의 헬기정비과·극동정보대학의 로봇디자인과 등 올해 신설된 이색학과만 십여개일 정도.

이런 학과들은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던 사회 전반의 직업교육을 전문적으로 접근한다는 차원에서 탄생했다. 또 전문대학에는 보다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하나의 방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당시 사회에서 인기를 끄는 직종과 관련된 전문적인 학과가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런 학과들은 기존 학과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북과학대학교 홍영규 교수(이종격투기 전공)는 “이종격투기과 학생들은 태권도·브라질 유술 등의 무술을 현지 선수출신 코치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직업과 관련된 실질적인 내용을 공부하기 때문에 교과 과정에 실습과목이 많은 편이다.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흥미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푸드스타일리스트과 지망생인 정신여자고등학교 3학년 손현주씨는 “대학교에서 케이크디자인 기술을 보다 체계적이고 자세히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한의대학교 한방의용공학과에 재학중인 김윤경씨는 “평소 관심있던 의공기사 자격증을 따서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00%의 취업률을 목표로 하는 이같은 학과들은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 학과와 관련된 자격증을 갖도록 도와주는 일이 대표적이다. 가톨릭 상지대학교 언어교정과 학생들은 대학교에서 언어치료교육사 2급 등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재활 및 의료기관 언어치료사·어린이집 특수교사 등이 된다. 이는 안경광학과도 마찬가지로 한남안경원의 심기문 사장은 “안경광학과를 졸업해야, 자격증을 따서 안경사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런 학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과들이 아직 장기적인 미래를 확실하게 점치기에는 어려워보인다. 전문적인 학과인 만큼, 취업이 보장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2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선문대학교 순결학부의 이재일 교수(교육학 전공)는 “졸업생 14명은 통일교회 등 학과와 연관된 방향으로 진로를 정했지만, 나머지 10명은 과와 관련없는 취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교과과정이 특성화 돼 있어도 학생들의 미래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떤 학생들은 막연히 취업률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만 갖고 지원하기도 한다”는 명지고등학교 조기형 교사의 말처럼 적성과 상관없이 지원하는 학생도 많아 문제다.

또 인기있는 직종과 관련해 급조되는 이색학과는 지속적인 수요를 장담할 수 없다. 전주대학교 금융보험학과 송덕진 조교는 “전국에 몇 개 없는 학과로 큰 인기를 끌던 18년 전과 달리 올해는 지원률이 많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주영상정보대학의 문화예술마케팅과는 폐과돼 올해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승근 학사지원부장은 “인기 직종이 사양화 되는 경우, 그와 관련된 학과는 학생들의 수요가 없어 폐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제가 남아있지만, 다양한 학과들이 앞으로도 계속 신설될 전망이다. 이에 이승근씨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학과를 개설해야 한다”며 “효용성있는 직업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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