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육체적인 질병은 물론 정신적·사회적으로도 질병이 없는 상태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요즘 대두된 ‘웰빙족’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웰빙족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추구하고 요가, 단전호흡 등 명상과 관련된 운동을 하며, 인스턴트 식품보다는 슬로우푸드를 선호한다. 이 웰빙 문화 속에서 주목받는 기호 식품 중 하나가 바로 ‘차’다.

네이버 카페 ‘차 이야기’의 회원인 ID forunder씨는 “아기자기한 다기와 다구를 가지고 정성으로 제다한 차를 통해 부드러움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차를 마신다”고 말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차를 단순히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이왕이면 예쁜 다기에, 제대로 된 다도나 다례를 배워 ‘즐기고’싶어한다.

선인들의 전통 다도는 복잡하고 까다롭다. 가령 전통적인 의식 다도는 28가지에 이르는 많은 종류의 다구를 사용해 30여 가지 절차로 진행되며 다례 중간에 시를 읊고 마지막엔 학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의 다도는 격식이 생략되고 개량화된 다구를 이용해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아홉번 덖고 아홉번 말리고」의 저자 장미향(41)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도, 다례가 어렵고 까다로운 것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차문화협회 이강재 명예회장은 ‘다기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는 글에서 “다기로 공인 받은 물건보다 내가 다기라고 생각하면 곧 그것이 다기”라며 다기나 다례라는 격식에 얽매여 차에 대해 부담 갖지 말것을 당부했다.

 

< 다기와 다례 >

▷다기
첫째로, 차의 종류나 양, 특성을 고려해 이에 맞는 다관(찻물을 달이는 그릇)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의 발효 정도에 따라 녹차나 저발효차에는 자기 계통을, 발효 정도가 높거나 열처리를 많이 한 반발효차 제품에는 사기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다기를 손에 잡았을 때 사용하기 편해야 하며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도 안 된다.

▷다례
손님에게 차 마시기를 권하며 다구를 내놓는게 생활 다도의 첫 단계다. 실용 생활 다법의 다구 배치는 찻잔을 차 우리는 사람(팽주)의 왼쪽에 가로로 가지런히 놓는 것이다. 팽주의 앞에는 차를 우리는 다관(찻물을 달이는 그릇), 차호(차가 든 통)를 놓는다.
찻잔이나 다관은 끓는 물로 미리 예열해 따뜻하게 데운다. 찻잔을 데운 물은 잠시 놔둔 다음 차를 우리는 동안 퇴수기에 버린다. 차를 다관에 넣고 온도를 맞춰 물을 붓는다. 고급차는 60℃ 내외, 중급 차는 80℃ 내외, 하급 차는 90℃ 내외이며 발효 정도에 따라서 온도에 차이가 난다. 차를 우리는 시간은 차의 종류와 초·재탕 여부에 따라 다소 달라지지만 1분40초에서 3분가량이 적당하다.
우러난 차는 찻잔에 따른다. 이 때 한 번에 찻잔을 채우지 말고 ⅓씩 왕복해 따른다. 왕복해서 찻잔을 채우는 이유는 모든 차의 농도를 맞추고 함께 차를 마신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함이다. 잔은 가득 채우지 말고 잔 용량의 ⅔만 채우는 것이 좋다.
차를 마실 때에는 찻잔을 들고 차의 색을 보며 향을 맡는다. 서너 차례 천천히 조금씩 마시면서 입 안에 찻물을 굴리고 맛과 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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