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The Dreamers / I Sognatori / 이탈리아 / 2002년 / 115분 

 ‘68 혁명’은 유럽인들에게는 특히 좌절된 혁명으로 많은 상처를 남겼다. 사회 변혁을 꿈꾸고 또 그것이 어느 때보다 실현 가능해 보였던 그 때, 좌절된 그 혁명은 그 후의 유럽사회에 특히 반정부적인 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최근작 <몽상가들>은 이 68혁명의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인물들은 거리에 직접 나가서 싸우는 투사나 혹은 군중을 선동하는 활동가가 아니다. 그들은 쉼 없이 영화를 보며 그 것이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을 가진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혁명 전야 거리로 뛰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쌍둥이 남매인 이사벨라와 테오의 빈집에서 영화에 대한 토론과 바깥세계의 혁명 못지않은 성적인 혁명을 일으키며 자신들 만의 세계 빠져있다.

 감독은 괴로워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지식인 테오, 변화와 성장을 두려워하는 이사벨라 그리고 이방인 이자 방관자인 매튜 라는 전형적인 인물들을 통해 당시의 혁명과 그 안에 존재했던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세 인물이 결국 죽음 같은 침묵을 깨고 ‘날아온 돌’ 이라는 상징적인 매개에 의해 혁명에 동참하게 한다는 것을 통해 패배와 무기력을 이야기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희망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물론 그는 분명 끝까지 행동하지 않고 돌아서는 매튜를 통해 역시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마지막 두렵지만 확신을 가지고 동참하는 테오와 이사벨라를 통해 감독은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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