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으로써 서로 나눠갖는다’,‘지식·의견·앎·뜻에 있어 공통성을 창출한다’는 뜻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은 크게 공식적인 말하기와 개인적인 말하기로 구분된다. 두 말하기 내에서 대학생 집단의 의사소통은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

공식적인 말하기는 주로 교내 발표·토론 수업을 통해 발휘된다. 필수 교양 ‘국어와 작문’을 강의하는 우리 학교 나은진 교수(국어국문학 전공)는 대학생의 말하기 능력에 대해 “영화 내용의 섬세한 느낌 차를 설명할 때, 감각적인 묘사를 잘 표현한다”고 전했다. 이런 감각적 표현 능력의 발달은 한국 사회의 문화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60∼70년대에는 반공 이데올로기라는 하나의 이념에 짓눌려 표현의 자유가 억압을 받았지만 90년대부터 표현 규제 완화와 시청각 문화의 발달로 감수성이 민감해진 것이다.

이처럼 대학생의 표현력은 향상된 반면 논리적·체계적으로 말하는 능력은 오히려 부족해졌다. 우리 학교 강소영 교수(국어국문학 전공)는 “감정을 절제하며 말하는 것은 좋으나 토론 과정에서 의견을 활발히 피력하지 않아 다소 미진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토론 수업시, 상대방의 감정이 상할까봐 집요하게 질문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일상 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개인적인 말하기에서는 특수어(은어·속어)를 빈번히 사용한다. 이들 특수어는 대학생 문화 코드에 따라 주로 학업·기호식품·미팅과 관련해 생성된다.‘대출 좀 해줘’·‘원샷’·‘미팅에 킹카가 나왔다’등 우리가 무의식 중에 사용하는 특수어는 동질감과 유대감을 강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과도한 특수어 사용으로 언어가 오염된다는 지적에 대해 「서울대인의 언어」를 쓴 연규동씨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언어 문화의 다양성을 특수어 사용을 금지하면서까지 훼손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학교에서 30년간 강의해 온 김에델트루트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한국 대학생들은 대화할 때 중간에 어미를 끊는다. 그 결과 말의 속도가 빨라 알아듣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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