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기자로서 2학기를 시작한 지 10주가 지났다. 설레임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내 기사가 지면에 나왔을 때 흥분하던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번밖에 남지 않았다. 2학기는 1학기보다 시간이 휘리릭~지나가는 것 같다.

솔직히 매주 반복되는 생활에 지쳐 몇 번씩이나 ‘왜 내가 학보사에 들어왔을까’라며 자책했었다. 하지만 제작이 끝날 때마다 맛보는 성취감과 말로 표현 못할 벅찬 마음은 투덜대던 내 모습을 어느새 바꿔놓았다. 그리고는 항상 내 자신을 반성한다. ‘이런 일로 약해지다니. 최진, 진짜 더 강해져야겠다’면서…

오늘도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한 시간 수업 들은 것 빼고는 오후 내내 학보사에서 지낸 것 같다. (아마 내일까지 학보사에 머물러야겠지만.) 특히나 오늘은 중요한 취재원과 연락이 되지 않아 오후3시가 넘어서까지 안절부절하며 계속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취재원과 연결되야 한다는 차장언니의 말이 부담감으로 다가와 내 어깨를 짓눌렀다.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다. 12시, 1시, 2시. 3시…3시…“어?” 다른 날 같으면 귀찮은 존재인 핸드폰이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날 환호하게 하는 존재다. “여보세요?”두근두근. 너무나도 반가운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핸드폰에 대고 탄성을 질렀다.(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민망하다) 드디어 취재원과 통화할 수 있을 때, 그 때의 짜릿함과 ‘이젠 됐구나’하는 안도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학보사에서 일하다 보면 간간히 이런 경우가 생긴다. 특히 고교등급제 문제는 예민한 사항이어서 학교측의 입장도 충분히 들어야 하는데 그 때도 마감날 오후5시가 되서야 입학처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날은 정말이지 취재원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 일초일초가 하루하루같이 길게만 느껴진다.

아직까지는 수습기자이기에 학교 외 넓은 세상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진 못했지만, 수습기자로서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 하나하나가 참 소중하다. 학보사 기자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을테니까.
매번 힘들다고 투덜거리지만 그래도 매주 이렇게 Mac(학보사에서 쓰는 컴퓨터) 앞에 앉아 기사를 쓰고 있는 나를 보면, 학보사가 나에게 있어 어느덧 가장 큰 존재가 되버린 것 같다. 친구 한번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과제와 기사가 겹칠 땐 징징거리면서 학보사를 탓하지만, 기사를 쓰고 있는 내 모습 속에 내 꿈이 들어있다고 생각하니 이 곳에서 일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이제 이번 학기 제작은 2번 남았다. 이번 주에는 좀 넉넉히 기사를 쓸 수 있겠다 했는데, 목요일에 맡은 기사 덕에 마감 날까지 혼자 동동거렸다. 다음 주 제작도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확신은 없지만, 다음 주는 좀 편하게 기사를 썼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정기자가 되면 어떤 사람을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또 그로 인해 내 생각이 얼마나 성숙해지고 클 수 있을까?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학보사 기자로서 생활하는 날까지 설레임과 기대는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진의 수습기자 생활! 앞으로 남은 2주도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쓸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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