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획부 문경연 기자

달력을 한 장 넘기니, 벌써 11월이다. 이대학보 기자가 된지도 1년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 이맘때 쯤 학보사 기자에 지원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번에 맡은 기사의 주제는 ‘인터넷(컴퓨터)과 건강’이었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세가 비뚤어진 사람 역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체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뿐 아니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란 새로운 세계에 금방 빠져들었다 실망을 느꼈고 이는 불안과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기사 안에 녹일 수 있을까. 이번 학기 내내 인터넷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지만 매번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느낌이다. 아마 내가 인터넷에 대해 무지해서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두고 볼 수만은 없는 법! 이번에는 정말 좋은 기획 기사를 쓰기 위해 화요일부터 달렸다. 먼저 기존에 나온 ‘인터넷과 건강’에 대한 뉴스를 수집한 다음,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사실을 중심으로 기사의 개요를 짰다. 뻔한 이야기가 되기 쉬운 인터넷 사용량 증가는 한국 인터넷 진흥원의 통계자료를 이용했다. 직접 조사에 참여하신 연구원과 전화 통화도 했다.

또 서브텀과의 차별화를 위해 컴퓨터와 관련된 질병들을 조사했다. 정신과, 산부인과, 내과, 한의원 등 여러 분들께 조언을 구했다. ‘e피로증후군’· ‘사이버증후군’ 등 새로운 용어를 접하게 됐고,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인해 정신적·육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내가 기사를 쓸 때, 가장 염려하는 부분은 문단 간의 유기성이다. 철저하게 계획을 하고 글을 쓰지 않으면 내 글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앞에서는 이 말하다 뒤에서는 저 말하는 식이다. 이런 엉망인 초고 때문에 빽을 많이 받았었다.

이번엔 완벽초고를 다짐하며 글의 유기성을 살펴 보고 또 봤으나, 아니나 다를까 멘트 나열이 돼버렸다. 의사 멘트, 컴퓨터과 석사생의 멘트 등 글자들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웬일로 기사 빽은 일찍 끝났다. 하지만 이제 남은 것은 제목. 기사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서브텀의 제목이 왠지 내 기사의 내용과 겹치는 듯하다. 아아, ‘증후군’이란 말이 겹치지 않게 하려니 힘들다.

결국 기사 제목이 엉터리로 뽑혔다. 제목이 단순하게 뽑히니 기사의 내용도 확 죽은 느낌이다. 경연이의 이번 기획 기사 점수는 50점. 아악, 제목만 잘 뽑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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