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 형제 / 2001년 / 116분 / 미국 / B&W

흑백 화면에 깔리는 거친 목소리. 서정적 분위기의 음악과는 어울리지 않는 화면으로 시작하는 영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이발사 에드의 사건이다. 에드의 눈을 통해 보이는 인물들과 이야기는 마치 다른 세계를 보는 것처럼 낯설기만 하다. 주인공 에드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그는 끝까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21세기에 흑백 영화라니... 20세기 초에는 기술적인 문제로 흑백이 당연한 화면 색이었다. 하지만 컬러영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흑백영화는 그 자체로서 감독의 수단이나 목적 아래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음모와 반전 그리고 냉소적인 블랙  유머를 흑백이라는 컬러(?)로 충분히 상승시킨다. 또한 1940년대의 무거운 향수를 일으키는데도 한 몫 한다. 

바라보기만 하는 카메라 속에서 진행되는 사건의 흐름은 현대인이 느끼는 상실감과 그것에 의한 실성한 인간의 아이러니다. 마음이 싸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