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년대 우리나라는 외화 드라마에 열광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에 방영된 ‘맥가이버’와 ‘X-파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당시 외화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고, 그만큼 TV 프로그램 중 외화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컸다.
시간이 흘러 2000년대에는 주로 미국과 일본에서 제작된 외화 드라마가 케이블 TV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영어 붐’의 일환으로 외화 드라마를 보고 영어를 공부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외화 드라마가 한 번 더 ‘뜨게’됐고 외화는 ‘제2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혹자는 ‘외화 드라마’란 말에 의문을 품을지 모른다. 사실 ‘외화’란 외국 영화의 줄임말이다. ‘드라마’ 역시 ‘연극·방송극 따위의 극작품’이란 정의를 되새겨 볼 때, 엄밀히 말하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외화 드라마’란 명칭은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이번 기획에서는 외화 드라마의 보편적인 의미에 비춰 ‘외국에서 제작’되고 ‘넓은 범주에서 드라마 장르에 포함되는 방송물’을 모두 포함하기로 했다. ‘Friends(프렌즈)’나 ‘Sex And The City(섹스앤더시티)’도 엄밀히 말하자면 드라마가 아닌 ‘시트콤(sit·com)’에 속한다. 시트콤은 ‘situation comedy’의 약자로, 매 회마다 에피소드를 바꿔가며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는 짧은 단막극이다.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에서는 시트콤을 드라마에서 분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외화의 경우는 국내에서 방영되는 작품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따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외화 시리즈’, ‘외화 드라마’, ‘외화 특집’ 등으로만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적은 편수에도 불구하고 외화 드라마가 미치는 영향이나 인기는 여느 국내 드라마 못지않다. 외화, 특히 외화 드라마는 제작 국가의 특성뿐만 아니라 특정 시대의 가치관과 패션, 유행까지 동반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선 위에서 정의한 외화 드라마의 범주 내에서, 현재까지 보급된 외화 드라마의 종류와 특성 등을 알아보려고 한다. 이들이 미친 영향을 짚어보며 외화 드라마를 새로운 시각으로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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