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관을 직역하자면 "볼만하다"인데 보통은 언행이 꼴답지 않아 비웃는 말로 쓰이죠. 볼만하다 혹은 형편없다-저희는 팀 이름을 비롯해 춤의 해석까지 철저히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려고 해요" 23일(월) 제3회 페미니즘문화제 개막식에서 춤을 선보인 언더그라운드 무용팀 "가관"의 대표 허유미씨(무용과·98년졸). "가관"은 제도권에로의 편입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본교 무용과 출신 5인방 김은화·이지혜·조세진·최은화·허유미씨가 뭉친 언더그라운드 팀이라는데. "동기생 50명중에 40여명이 S예고 출신으로 입학전부터 이미 인맥이 형성돼 있다면 믿어져요? 처음부터 우리는 그속에서 주변인일수밖에 없었죠"라며 결국 소외된자들끼리 뭔가를 저질러 보자는 데 합의를 본 것이 지난해 7월. 그러나 주류를 뿌리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그녀. "솔직히 집에선 이대 무용과를 보내놨으니 이제 앞날은 창창대로라고 좋아들 하셨는데 막생 미래가 불투명한 "언더"의 문을 두드리려 하니 3학년때는 많이 흔들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획일화된 전공의 틀에 갇혀 새로운 시도는 용납하지 않는 주류에 염증을 느꼈기에 제 결심을 확고히 할 수 있었죠" 이처럼 규격화된 제도권 무용계에 스스로를 끼워맞추려했던 주변친구들에게는 성형수술은 물론 설사약을 먹다 장이 내려앉거나 거식증에 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는데. "그 친구들을 보면 춤이 오히려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가 되가는 것 같아 화가 나요. 저요? 근데 저처럼 퉁퉁한 건 곤란하죠"라고 엄살을 떨지만 실은 깡마르지 않은 그녀의 움직임에서 오히려 더 생동감이 배어난다며 옆에 있던 이지헤씨가 한마디 거든다.

이런 제도권 무용세계를 벗어나 의기투합해 만든 팀에선 상상력의 나래를 마구 펼 수 있어 기쁘다는 그녀. 그러나 관객들은 왠지 어렵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제도권 춤에 여전히 길들어져 있기에 춤이 대중의 삶속으로 파고들지 못함이 안타깝기만 하다는데. 이는 그간 우리 춤이 관객과 어우러진 "함께"이기 보다는 무대 저편에서 일방적으로 "올료더" 봐야만하는 그저 "구경거리"에 불과했기 때문이란다.

그러기에 그녀는 관객과 동등한 입장에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열린마당"을 찾아다닌단다.

"관객들이 그 "열린마당"에서 하나의 몸짓이 의미하는 바에 집착하기 보다는 무슨 뜻인지 몰라도 자연스레 흥얼거리거나 리듬을 탈 수 있는 팝송처럼 춤 역시 그 자체로 뛰어들어 느꼈으면 해요"라고 당부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다름"에 관해선 확연한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

얼마전 모 일간지에서 그녀들을 "이대 엘리트에서 날라리로"라고 하나의 가쉽으로 처리했던 것처럼 춤마저도 서열을 매기려드는 이 사회에서 그녀들의 당당한 자리매김이 "너"와 다른 "내"가 차별당하지 않는 세상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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