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사랑의 하루는 쉴새없이 분주하기만 하다. 점심 시간이 막 지난 오후, 마침 새로 도착한 우유 박스를 바삐 나르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무표정한 얼굴을 보고 성격이 무뚝뚝할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인터뷰요?”라고 되묻는 그의 얼굴에는 갑자기 쑥스러운 듯한 웃음이 돈다. 이화사랑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이화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이우민(26)씨를 만나봤다.

­이 곳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제대를 하고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인터넷을 통해 알게돼 일을 시작했다. 2002년 3월 말부터 일을 했으니 3년째인 셈이다. 처음에는 김밥 마는 것부터 커피를 타는 것까지 골고루 일을 하다가 지점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요즘은 전반적인 매장 관리를 하고 있는데 바쁘다 보니까 시간도 잘 가고 재미있다. 처음에는 여자만 많아서 민망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적응이 된건지 신경쓰지 않는다. 학생 수가 많아서 매일 다양한 손님을 만나는 데다 그 차림새도 바뀌어 하루하루가 새롭다. 가끔씩 재미 있는 손님이 있어서 말을 걸어주는 것도 좋다.

­어떤 메뉴가 가장 인기 있는가.

여름에는 아이스 라떼와 딸기주스, 겨울에는 라떼와 유자차가 인기 있는 메뉴다. 김밥은 항상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려고 노력하는데 한가할 때는 생선초밥이나 양배추 쌈밥을 만들기도 한다.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작년에 이화사랑이 문을 여는 7시에 직원들과 같이 들어와서 커피도 사먹고 김밥도 먹고 컴퓨터를 하면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다가 마감 시간에 같이 나가는 손님이 있었는데 가장 인상에 남는다. 2년 넘게 있다보니 자주 오는 손님들의 얼굴과 좋아하는 커피 정도는 알고 있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여자친구가 이화인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사실 무근이다. 현재 여자친구도 없고 여대에서 일한다고 해서 딱히 그럴듯한 헤프닝도 없었다. 고대에서 잠깐 일할 때 얻은 설기현이라는 별명만 이대까지 따라온 것 같다. 지금은 졸업했지만 친하게 지내던 이대생이 있는데 지금도 가끔 이 곳에 들르곤 한다.

­이화인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람이 몰릴 때 줄이 길어지면 가끔 짜증내는 이화인이 있다. 빨리 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조금만 여유를 가져주면 좋겠다. 또 먹고 나서 치우지 않거나 몰래 라면을 가져와서 먹는 경우도 있는데 함께 이용하는 곳이니만큼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학교 밖보다 질 좋은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고 앞으로 더 많은 이화인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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