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비슷한 키와 체형, 그리고 똑같은 얼굴. 멀리서 처음 그들을 봤을 때 다른 것은 머리 모양과 옷차림 뿐이었다.

“어떻게든 서로 다르게 하려고 해요”라며 머리 모양 하나 바꿀 때도 꼭 서로 미리 말해야 한다는 박세진(심리·3)씨와 박수연(교공·3)씨. 지나가는 이화인의 시선을 한 번 더 머무르게 하는 이들은 자매이기 이전에 쌍둥이다.

­쌍둥인데다 학교까지 같이 다녀 신기하다.

둘이 같은 학교에 오고 싶었는가? 박세진(진)=안그래도 유치원부터 다 같이 다녀서 대학만은 좀 따로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 입학 원서를 넣을 때도 이대 빼고는 각자 다른 학교를 지원했는데 둘 다 붙어서 같이 오게됐다.

둘이 떨어져 지낸 날이 다 합쳐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만큼 항상 함께 지냈는데도 여전히 공강시간이면 만나서 밥을 먹곤 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쌍둥이라 좋은 점은 어떨 때인가? 박수연(연)=바쁠 때 가끔 서로 숙제도 도와주고 시험 기간에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만약 다른 학교였으면 시험 기간이 달라 한 사람이 놀면 공부하기 싫었을 것 같다.

또 사람들이 우리 둘을 보면 서로 대리출석(대출)도 해주는지 꼭 물어보곤 하는데 실제로 전공 수업 시간에 딱 한 번 대출해준 적이 있었다.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지않은 사람들은 잘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과 친구들과 교수님도 전혀 알아보지 못해서 둘이 재밌어했던 기억이 난다.

­외모 외에 취향이나 성격도 비슷한 편인가? 연=쌍둥이라 5분 간격으로 태어나서 명목상으로는 세진이가 언니고 내가 동생이지만 우린 그런 구분없이 친구처럼 지낸다.

같이 얘기하다보면 사람들이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은연중에 첫째라는 것이 작용을 해서일까, 세진이는 좀 보수적인 면이 강하고 주로 얘기를 들어주는 쪽인 것에 비해 나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다.

진=관심 분야나 취향이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과도 각자의 선호에 따라 심리와 교육공학으로 다르게 선택했다.

사람들은 둘이 이 다음에 ‘교육심리’를 하면 되겠다고 농담을 하지만 서로 하고 싶어하는 일은 다르다.

­쌍둥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주는가? 진=남들은 뭐라해도 우리는 항상 서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둘이 똑같다’고 하는 말이 제일 듣기 싫다.

친구들이 가끔 둘을 구별하지 못하고 인사할 때가 많지만 이젠 익숙해져서 그냥 같이 아는 척을 하거나 못본 척 넘어간다.

못본 척을 할 경우에 나중에 인사한 친구에게 변명을 해야 해서 ‘잘 좀 대하라’고 서로 구박하기도 한다.

연=그래도 쌍둥이라 남들과 다르다는 것, 다른 사람들이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쌍둥이만의 혜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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