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 배추∼ 파∼ 떨이값에 팔아요∼ 시골에서 올라온 싱싱한∼ 야채∼” 야채장수 아저씨의 지친 듯한 목소리가 트럭의 소형스피커를 통해 골목에 울려퍼진다.

야채가 그득히 실린 아저씨의 트럭은 느린 속도로 몇 바퀴째 동네를 돌고만 있다.

간만에 트럭을 불러세우는 반가운 사람은 달랑 파 한단만 사갈 뿐이다.

야속함을 뒤로하고 올라탄 트럭 위에는 남아있는 무, 배추, 파와 함께 태풍의 상처와 농민의 시름도 그득히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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