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얼굴을 화폐에 넣는 운동을 하고 있다구?” 그 소식을 처음 접하는 순간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걸 왜 진작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 하고 말이다.

가끔 외국 화폐를 보면서 여자 인물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왜 그런 생각을 못 해 봤는지 나 자신에게 의문이 갔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정말 우 나라 화폐는 남자 인물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10원에는 다보탑, 50원에는 벼, 500원에는 학이 그려져 있다.

여자는 왜 제외되어 있느냐는 말이다.

남성에 비해 여자가 두드러진 업적이 없었다고 친다 하더라도 여자가 동식물이나 문화재보다도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에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운동에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 편 그렇게 운동을 시작해준 동덕여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마저도 들었다.

우선 난 이대학보의 기자로서 우선 이것에 대한 이화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화인들에게 여성 얼굴을 화폐에 넣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근데 생각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여성 인물이 들어가면 좋긴 하지만 남성 인물에 비해 여성 인물이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괜히 화폐에 남자는 있는데 여자가 없으니깐 억지부리는 것 같은 이미지를 줘 페미니스트들 인식만 더 나빠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당연히 난 이화인들이 모두 반가워 할 꺼라 생각했는데 그러한 반응은 솔직히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우리는 사실 우리나라의 여성 인물보다는 외국의 여성 인물을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그 만큼 우리는 우리나라의 여성 인물을 잘 알려지지 못했고, 그에 더불어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 여자는 너무 깊이 가려져 있었다.

이화인들의 반응은 바로 이 점을 다시 한 번 나에게 인식시켜주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 인물을 화폐에 넣는 운동에 대해 이화인들이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 보다는 감춰져 있던 우리나라의 여성들의 재평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이 운동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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